[동포의 창] "한국어는 베트남 차세대에게 세계를 향한 교두보"
한국어 학습자 30년 새 170배 증가…세계 최초 한국어 제1외국어 채택
올해부터 토픽 3급 이상 취득 시 대입 외국어 과목 시험 면제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국어는 베트남 차세대에게 단순한 과목이 아닌, 세계를 향한 교두보입니다."
김원균 전 베트남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KIS) 교장은 2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종이나라박물관에서 열린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6회 발표회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 한국어 교육의 폭발적 성장세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교원 양성 확대, 교재 현지화, 디지털 기반 교육 인프라 확충이 핵심 과제"라며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김 전 교장은 교육부 파견 교원으로 러시아 로스토프 한국교육원장을 거쳐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장과 코리아 글로벌 인터내셔널 스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디지털인공지능역량진흥원(KDAI)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재외동포청의 2025년 재외동포현황에 따르면 베트남 거주 한국인은 19만2천683명으로, 재외동포 거주 국가 순위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12만 명에서 10년 만에 60% 이상 증가했다.

김 전 교장은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1만 곳을 넘어섰으며,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하나만으로도 현지 직원 8만7천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트남의 한국어 수요 급증 배경으로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 현지인 취업 수요 증가, 한류 확산 등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한국 취업 비자에 한국어 능력이 포함돼 있고, 한국어능력시험인 토픽(TOPIK) 급수에 따라 임금 격차가 최대 4배에 달해 취업 수단으로서 한국어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졌다고 한다.
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 또한 강력한 학습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한국어 학습자 중 72%가 학습 동기로 '한류'를 꼽았다.
김 전 교장은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최대 K-팝 팬덤 보유 국가이며, 넷플릭스 베트남에서 한국 드라마는 시청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TS, 블랙핑크 팬덤이 직접적인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자막 없이 드라마를 보고자 하는 동기도 학습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한국어 학습자 수는 1992년 한-베 수교 당시 500명에서 2025년 약 8만5천명으로 30여 년 만에 170배 급증했다. 2021년에는 베트남 정부가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해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됐다.
토픽 응시 현황에서도 베트남의 위상은 두드러진다. 교육부·국립국제교육원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의 토픽 지원자는 8만5천896명으로 국외 응시 국가 중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부터 토픽 3급 이상 취득 시 대입 외국어 과목 시험이 면제돼 한국어의 교육적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베트남 내 한국(어)학 교육 현황을 보면, 2025년 기준 전국 48개 대학에서 한국(어)학과 또는 한국어 전공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은 2만7천222명이다.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는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학교가 169개교, 한국어반 학생 수가 3만3천271명에 달한다.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 학생들과 함께한 김 전 교장. [김원균 전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장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30/yonhap/20260430090227354bbti.jpg)
김 교장은 베트남 차세대 한인 육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 이중 언어·문화 정체성 확립 ▲ 현지 우수 교원 확보 ▲ 진로 연계 한국어 교육 ▲ 한국어 교재·콘텐츠 현지화를 제시했다.
정체성 교육과 관련해서는 한국국제학교 등 현지 한인 학교의 한국어·한국문화 수업 강화, 한-베 다문화 가정 자녀 대상 언어 보충 지도, 연 2회 이상 한-베 청소년 문화 캠프 개최를 통한 정체성 및 자긍심 형성을 제안했다.
그는 "재외동포 19만명 시대에 체계적인 차세대 교육 없이는 정체성 단절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재외동포 자녀와 현지 학생을 구분한 맞춤형 교육과정 이원화, 재외동포청 초청 모국 방문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한국어 교육이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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