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저장' 딜레마'- 트럼프 '유가인상' 누가 오래 버티나 [여의도 Pick!]
김나윤 2026. 4. 30. 09:02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대치는 이제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상대방의 경제적 급소를 겨누는 처절한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이란 정권을 위협하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으나, 이란은 곧바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 폭등이라는 강력한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쥐며 ‘유가 150달러 시대의 지옥’을 경고하자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고, 이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게 치명적인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이란이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 소모전을 버텨내는 방식에서 승기를 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란은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려 서방 경제에 압력을 가하면 미국이 결국 물러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반격에 당황하는 듯 했지만 다시 판을 뒤집는 '경제적 질식' 전략을 가동했습니다. 단순히 이란의 돈줄을 끊는 수준을 넘어 이란의 석유 저장 시설을 포화 상태로 만들어 산업 기반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미군의 해상 봉쇄가 지속되면 이란 최대 석유 터미널인 하르그섬의 저장고가 곧 가득 찰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이달 말 전후로 원유 저장 여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CNN은 이 지점이 이번 싸움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는데, 원유를 팔 곳이 없는 상태에서 저장 공간마저 사라지면 이란은 유정 가동을 강제로 중단해야 합니다. 문제는 한 번 멈춘 유정은 내부 압력 변화로 인해 영구적으로 망가질 수 있다는 점이며, 이는 이란의 미래 회복력 자체를 꺾어버리겠다는 것이 미국의 계산입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시간은 자기 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경제적 부담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죠.
이처럼 양국이 서로의 파멸을 걸고 싸우는 아수라장 속에서 의외의 승자로 떠오른 곳은 한국의 해운사, 특히 장금상선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장금상선이 이번 사태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라고 보도한 바 있죠. 이 회사는 전쟁 직전 초대형 유조선 100척 이상을 확보하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지상 저장 시설이 부족해진 이란과 원유 수급 불안에 떨던 시장이 유조선을 '바다 위 원유 창고'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유조선 용선료는 하루 5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결국 미국은 이란의 자금줄과 저장 용량을 압박해 핵 포기를 유도하려 하고, 이란은 고유가로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꾀하며 버티는 형국입니다. 이 치열한 전쟁의 결말은 결국 누구의 창고가 먼저 비거나 넘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김나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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