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젊은 투수들은 왜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나… 특급 유망주 죄다 ‘볼쟁이’ 오명, 어쩌다 이 지경됐나

김태우 기자 2026. 4. 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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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대전 SSG전에서 선발로 등판했으나 1.2이닝 동안 4사구 6개를 내주며 무너진 황준서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29일 한화와 SSG의 경기가 열린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곳곳에서는 홈팀 한화 팬들의 한숨이 들렸다. 마운드 위의 선수들이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볼넷이 계속 쌓였고, 결국 두 차례나 밀어내기로 실점하는 등 경기 초반부터 김이 팍팍 빠졌다. 근래 한 경기 최다 4사구 경기의 불명예를 쓴 적이 있기에 그 악몽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듯했다. 실제 이날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4사구 18개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좌완 황준서는 한화가 손에 꼽는 좌완 유망주다. 장기적으로는 선발로 클 수 있는 1라운드 지명 선수다. 올해 오웬 화이트의 부상 이탈로 선발 기회를 잡아 근래까지 나쁘지 않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딱 하나, 볼넷이 많다는 것만 빼면 나무랄 게 별로 없었지만 그 볼넷이 문제였다.

황준서는 이날 1⅔이닝 동안 안타는 두 개만 맞았지만 4사구를 무려 6개나 내주면서 사실상 자멸했다. 물론 공이 너무 크게 빠진다거나 외견상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한 공들이 존을 살짝 벗어나면서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다.

▲ 29일 대전 SSG전에서 황준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4사구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박준영 ⓒ한화이글스

ABS 시스템 하에서 보더라인 피칭이 냉정하게 볼 판정을 받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황준서도 안 풀린 날이었지만, 그런 볼 투구가 계속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했지만 좀처럼 그렇지 못했다. 여기에 변화구 커맨드까지 흔들리면서 SSG 타자들이 볼을 잘 골라냈고, 끝내 2회 악몽과 같은 볼넷 퍼레이드로 무너졌다.

황준서는 선두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가 시작됐고, 결국 이는 오태곤의 3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조형우 박성한 안상현에게 3연속 볼넷을 내줬다. 사실 장타력이 그렇게 있는 선수들은 아니었기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2사 후 에레디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실점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우완 박준영 또한 한유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단순히 실점 하나가 문제가 아니라, 야수들이 긴 수비 시간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요소가 됐다. 마운드에서 투수가 계속 볼넷을 주는데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었다.

이날 한화에서 최고 레벨의 유망주라는 황준서는 1⅔이닝 동안 4사구 6개, 박준영은 3이닝 동안 4사구 5개를 내줬다. 한화 투수 유망주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올 만했다. 두 선수만의 문제도 아니다. 구위가 좋다는 평가로 시즌 전 큰 기대를 모았던 젊은 투수들이 죄다 ‘볼넷’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이 아무리 좋아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 올 시즌 최악의 제구 난조 속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간 김서현 ⓒ한화이글스

한화는 28일까지 25경기에서 무려 147개의 4사구를 내줬고, 이는 리그에서 단연 가장 많은 수치다. 9이닝당 볼넷 개수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보통 2개 정도면 좋은 제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3개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4개 이상이면 볼넷이 많은 선수고, 5개 이상이면 경기 진행이 쉽지 않은 수준이다. 그런데 한화는 28일까지 9이닝당 볼넷 개수가 4.0개 이상인 선수만 16명에 이른다. 5개 이상도 12명이나 된다.

9이닝당 볼넷 개수 5개 이상인 선수들은 대다수가 젊은 선수들이다. 이중 황준서 정우주 박준영 김서현 등 팀의 핵심 유망주들이 죄다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아직 덜 다듬어진 선수들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젊은 선수라고 해도 볼넷이 이렇게 나오면 자연히 좋은 성장의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 29일도 정작 가장 결과가 좋았던 선수는 안정적인 커맨드와 적극적인 승부로 4사구를 줄인 권민규였다.

집단적인 볼넷 속출 속에 한화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올 시즌은 물론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구단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 강력한 구위와 별개로 볼넷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정우주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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