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차 안에 'AI 비서' 심는다…차량AI 새 지평 '글레오' 공개

우현명 기자 2026. 4.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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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레오스 커넥트' 5월 더 뉴 그랜저 첫 적용
LLM 음성명령·차량제어·웹검색 수행…2030년 2000만대 확대
"나도 켜줘" 동승석 통풍시트 작동…탑승자 위치·대화 맥락 파악
이종호 포티투닷(42dot) 팀 리드가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글레오 AI'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현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용 AI(인공지능) '글레오'를 앞세워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 미디어 데이'를 열고 오는 5월 선보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의 개발 콘셉트와 주요 기능, 적용 계획을 공개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25'에서 공개한 연구개발 버전의 양산 모델이다. 대화면 디스플레이, 슬림 디스플레이, AI 음성 어시스턴트 글레오 AI, 개방형 앱 마켓 등을 적용해 차량을 스마트 디바이스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날 관심을 끈 것은 글레오 AI다. 글레오는 천체 관측의 새 지평을 연 과학자 갈릴레오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으로 모빌리티 AI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차그룹 내 자율주행 및 SDV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의 이종호 팀 리드는 "글레오 AI는 옆에 동승한 사람처럼 대화하면서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주변 환경과 차량 상태를 종합 판단하는 지능형 AI 에이전트"라고 설명했다. 단순 음성명령을 넘어 대화 맥락과 탑승자 위치, 차량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차량 기능을 제어하고 외부 앱 서비스와도 연동하는 식이다.

기존 차량 음성인식이 정해진 명령 범위 안에서 규칙 기반으로 작동했다면 글레오 AI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문장 맥락과 이전 대화 흐름을 함께 판단한다. 예컨대 운전자가 "성심당 가자"고 말한 뒤 "거기 말고 본점", "거기 가면 뭐 사야 해"처럼 이어 말해도 이전 대화를 바탕으로 목적지와 관련 정보를 연결해 안내할 수 있다. 또한 "에어컨 끄고, 무드등을 숲속 느낌으로 바꿔주고, 라디오 켜줘"처럼 여러 명령을 한 번에 말해도 이를 수행할 수 있다.

차량 안 탑승자 위치를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점도 차별점이다. 운전석에서 통풍시트를 켠 상황에서 동승석 탑승자가 "나도 켜줘"라고 말하면 글레오 AI는 앞선 맥락과 발화 위치를 파악해 동승석 통풍시트를 켜준다. 반대로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능은 발화 위치에 따라 제한된다. 예를 들어 사이드미러 접기 같은 기능은 앞좌석에서 지시해야만 수행하고 뒷좌석 어린이 등이 같은 지시를 내리면 이행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플레오스 커넥트 미디어 데이' 발표자들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우현명 기자]

글레오 AI는 웹 검색과 차량 매뉴얼 정보도 활용한다. 운전자가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면 차량 안에서 나온 질문이라는 점을 감안해 송풍, 환기, 에어컨 필터 교체 등 적절한 조치 정보를 찾아 답변하는 식이다. 날씨, 스포츠 경기 결과, 생활 정보, 최신 정보 등도 실시간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제공한다.

다만 글레오 AI의 상당 기능은 현재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팀 리드는 "현재 기준으로 의도 분석, 기능 수행, 응답 생성은 클라우드 에이전트와 LLM에 의존하고 있어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황에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며 "사용자가 많이 쓰는 일부 명령 기능을 네트워크가 없는 환경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부정확한 응답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량 기능 실행의 안전성을 우선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 리드는 "LLM 모델에 자유도를 모두 열어주면 잘못된 응답이 있을 수 있고 차량 기능을 잘못 추론했을 때는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명확한 지침과 규약을 통해 정확한 기능을 실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 질문, 도박, 자살 등 답변을 제한해야 하는 발화를 사전에 감지하는 가드레일 에이전트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레오 AI는 현재 외부 LLM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도 활용한다. 이 팀 리드는 "에이전트 서비스 자체의 구조와 기능은 자체 개발했지만 LLM 모델은 현재 외부 API에 의존하고 있다"며 "GPT-4o나 미니 같은 모델을 활용해 추론과 응답 생성을 하고 있고 포티투닷 자체 내재화 LLM 모델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자체 모델 적용 비중을 높여 성능과 데이터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사진=현대차그룹]

플레오스 커넥트는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차량 제어와 앱 이용 경험도 바꾼다. 좌측 주행 정보 화면은 속도, 경고등, 연비·전비 등 기존 클러스터 역할을 맡고 우측 앱 화면에서는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콘텐츠 이용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운전자는 앱 화면을 두 개로 나눠 서로 다른 앱을 동시에 실행하거나 전체 화면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안전성을 고려해 터치스크린과 물리 버튼을 함께 적용했다. 주행 중 자주 사용하는 공조, 시트 냉난방, 볼륨 조절 등은 물리 버튼으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석 전방에는 슬림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속도, 미디어, 경로 등 핵심 정보를 시선 이동을 줄인 상태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내비게이션은 복잡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윤한나 현대차·기아 연구원은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사용되는 기능은 약 60% 수준이고 사용자 90%는 출고 초기 세팅값을 변경하지 않는 경향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사용 빈도가 낮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내 차 위치 공유' 등 일부 기능은 없애고 목적지 설정, 경로 탐색, 안내 등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화면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개방형 앱 마켓도 플레오스 커넥트의 주요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용 앱 개발 플랫폼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외부 개발사에 차량 API와 개발 도구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네이버 오토, 네이버 지도, 유튜브, 스포티파이, SBS고릴라, 지니 등 음악·영상·내비게이션 중심 서비스가 제공된다. 향후 게임, 엔터테인먼트, 차량 관리, 업무용 앱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윤치형 포티투닷 그룹 리드는 "기존 모바일 프로젝션 방식은 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모바일용 앱을 차량 화면에 띄우는 데 그치는 한계가 있다"며 "플레오스 커넥트는 차량에 특화된 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5월 출시 예정인 '더 뉴 그랜저'에 플레오스 커넥트를 처음 적용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해 2030년까지 차량 약 2000만대에 적용할 계획이다.

[신아일보] 우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