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플래닛, 美서 코인 승부수

전시현 기자 2026. 4. 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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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왼쪽) 비트플래닛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6' 행사 패널 토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비트플래닛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라스베이거스 '비트코인 2026' 무대에 선 이성훈 대표가 사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을 비트코인으로 축적하는 '운영형 디지털 자산 트래저리' 전략을 내놓았다. 단순히 비트코인을 사서 쌓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에너지와 연산 인프라 사업에서 나온 현금흐름을 장기 자산으로 돌리는 구조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 한국 대표해 세계 무대에

코스닥 상장사 비트플래닛은 이성훈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6 라스베이거스' 행사에서 현지 시각 27일(현지 시각) 단독 연설을 하고, 28일(현지 시각) 공식 패널 토론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이사회 의장, 폴 앳킨스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에릭 트럼프 아메리칸 비트코인 공동 창립자,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 프레드 틸 마라홀딩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 등 업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공식 연단에 오른 연사였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 "사는 것만으론 사업 안 돼"

이 대표가 내세운 핵심은 '에너지→연산 인프라→현금흐름→비트코인'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다. 비트코인을 회사의 본업으로 삼는 게 아니라, 실제 사업 운영으로 돈을 벌고 그중 일부를 장기 전략 자산으로 비트코인에 저장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행위 자체가 사업인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비트플래닛 모델은 단순 보유가 아니라 운영을 바탕에 둔 디지털 자산 재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AI 시대 올라탄 인프라 전략

그는 시장이 '컴퓨팅 파워 경제'로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과 데이터 처리 능력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면서, 에너지와 컴퓨트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비트플래닛은 국내외 개인·기관 자본을 AI 에너지 인프라와 연결하는 자산 운영 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비트코인 축적의 재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 보유량보다 무서운 건 체력

이 대표는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도 디지털 자산 트래저리 기업을 보는 시장의 시선이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얼마나 많이 들고 있는지, 주가에 얼마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지만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매출 성장, 안정적인 현금흐름, 경영진의 역량, 자본 효율성, 자본 배분의 규율, 방어 가능한 지배구조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결국 비트코인을 담는 그릇인 회사 자체가 튼튼해야 한다는 뜻이다.

▲ 프리미엄 장사론 오래 못 가

시장 프리미엄에 기대 주식이나 부채를 발행한 뒤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식에도 선을 그었다. 시장 여건이 나빠지면 이런 구조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처럼 금융 규제와 각종 제약이 큰 시장에선 해외 사례를 그대로 옮겨오기 쉽지 않다. 그래서 실제 사업에서 반복적으로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고, 이를 장기적인 비트코인 전략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내일 주가 빠져도 살 회사"

비트플래닛은 회사의 기존 사업 기반도 함께 내세웠다. 이 대표는 비트플래닛이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바탕으로 연간 약 2500만~3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AI 시대를 맞아 고객사들의 IT 인프라 재구축 수요가 늘면서 관련 사업도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실물 사업의 현금흐름이 디지털 자산 전략을 떠받치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특정 숫자보다 시장이 좋을 때뿐 아니라 나쁠 때도 계속 전진할 수 있는 엔진이 있느냐" "내일 프리미엄이 0이 돼도 여전히 갖고 싶은 회사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 규제 높은 한국, 되레 기회

한국 시장에 대한 진단도 내놨다. 이 대표는 한국이 디지털 자산 트래저리 전략 기업에 도전과 기회를 함께 안겨 주는 시장이라고 봤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법과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활동은 실제 실행이 쉽지 않은 구조라 제도권 편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짚었다. 반면 제도와 인프라만 갖춰지면 시장 신뢰를 얻기 쉬운 토대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장사가 이런 전략을 실행하려면 디지털 자산 매입, 회계 처리, 세무, 공시, 보관, 내부 통제까지 전반적인 제도권 인프라가 필요하며, 비트플래닛은 이를 이미 마련해 왔다고 밝혔다.

▲ 기관 자금 품을 새 통로

특히 한국과 아시아의 기관 수요에 주목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현실적으로 거래소 계좌를 열어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디지털 자산 전략을 갖춘 상장 운영 기업이 새로운 간접 투자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미국과는 다른 수요 곡선이 존재하고, 아직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 규모와 자본시장을 가진 곳"이라며 "이 시장에서 제도권 안에서 디지털 자산 트래저리 전략을 구현하는 기업이 나온다면 그 카테고리의 기준을 정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 끝내 시장이 보는 건 사람

이 대표는 무엇보다 경영진의 일관성과 신뢰를 강조했다. 비트코인 열풍에 편승해 단기 테마주로 움직이는 기업과, 장기 전략으로 이를 밀고 갈 기업을 가르는 기준이 결국 경영진의 평판과 실행 이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X(옛 트위터) 팔로워 수나 방송 출연 횟수보다 지난 수년간 비트코인에 대해 어떤 말을 해왔고, 실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또 주요 투자자들이 장기 비전을 얼마나 지지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비트플래닛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회사가 단순한 국내 상장사를 넘어 글로벌 인프라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흐름과 신뢰할 만한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자산 전략이 새 기준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세계 무대에서 직접 전달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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