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복직자 1년8개월 ‘프로젝트 대기’시킨 넥슨

김미영 기자 2026. 4. 3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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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게임개발 노동자를 장기간 프로젝트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은 채 대기 상태로 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차선희·김용갑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회사는 게임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배치에 시간이 걸리고 여러 차례 인사발령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형식보다 실질을 봐 1년8개월 동안 업무 없이 대기 상태가 이어진 점을 육아휴직 복직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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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업무 배제 불리한 처우, 배상하라” … 위자료 500만원 지급 명령
▲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법원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게임개발 노동자를 장기간 프로젝트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은 채 대기 상태로 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넥슨이 육아휴직 복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미지급 임금과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4-2민사부(재판장 심태규)는 지난 16일 노동자 김아무개씨가 넥슨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김씨는 2017년 1월 넥슨레드에 입사해 게임 기획업무를 맡았다. 그는 2018년 4월부터 1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이후 9개월을 연장해 2020년 1월 복직했다. 휴직기간 중 기존 소속팀은 해체됐다. 이후 넥슨레드는 2020년 2월 넥슨에 합병됐고 김씨는 넥슨 소속이 됐다.

회사는 다른 팀원 일부를 신규 조직으로 재배치했지만 김씨 등 육아휴직 중이던 직원들은 별도 프로젝트 없이 특정 팀이 아닌 본부 직속 조직에 배치했다. 김씨는 복직 뒤 신규 프로젝트 매칭 절차에 참여했으나 같은해 3월 다시 프로젝트 대기 성격의 조직으로 이동했다. 이후 2021년 4월 한 프로젝트 팀장 면접을 통과하고 승인까지 받았지만 실제 발령은 이뤄지지 않았다. 2021년 6월부터 8월까지는 집중교육 목적 대기발령으로 임금의 75%만 받았다. 김씨는 같은해 9월 퇴사했다.

복직 뒤 실질적 업무 배제 '쟁점'

쟁점은 넥슨의 인사조치가 통상적인 배치 권한 행사인지, 아니면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인지였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19조3항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4항은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정한다.

재판부는 회사 조치가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육아휴직 중인 김씨에게 팀 해체 통지 이외에 육아휴직 이전과 같은 업무를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팀원들이 재배치된 점과 비교해 김씨에 대한 처우가 불리했다고 본 것이다. 또 복직 뒤에도 김씨는 확정된 프로젝트 업무 대신 준비 업무만 수행하거나 별다른 업무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약 1년8개월 동안 대기 상태가 이어진 점에 대해 다른 복직자들이 3~6개월 안에 신규 팀에 배치된 사례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장기간"이라고 판시했다.

"육아휴직 이력 반복 기재, 부정적 영향"

법원은 회사 내부 인사자료 등에 김씨의 육아휴직 이력이 반복적으로 기재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런 정보가 프로젝트 배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회사가 이를 막기 위한 지침이나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기발령의 정당성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프로젝트 팀장의 승인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업무능력 저하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각 인사명령은 모두 무효라고 봤다.

육아휴직 노동자를 형식적으로만 복귀시키고 실제 업무에서 배제하는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건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선희·김용갑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회사는 게임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배치에 시간이 걸리고 여러 차례 인사발령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형식보다 실질을 봐 1년8개월 동안 업무 없이 대기 상태가 이어진 점을 육아휴직 복직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로젝트 팀의 영입 승인에도 배치를 막고, 각 팀 선발 과정에서 육아휴직 복직 사실을 반복적으로 알린 점까지 종합해 출근만 시키고 일을 주지 않은 장기 대기를 불이익 처우로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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