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뉴딜] '그냥' 쉬는 청년 72.4만명...취업지원 'K-뉴딜' 가동

최지희 2026. 4. 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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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률 23개월 연속 추락…정부, ‘뉴딜’ 카드 꺼냈다

청년 고용률 23개월 연속 추락…정부, ‘뉴딜’ 카드 꺼냈다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이재명 정부가 청년 고용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청년뉴딜’이다.

정부는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민관합동 청년뉴딜 보고회’를 개최하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함께 청년 9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청년뉴딜은 이전 고용 정책과 달리, 기업 인센티브는 유지하면서도 청년 개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취업 경험 없이도 구직촉진수당 월 60만원을 최대 6개월 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특화트랙’ 신설이 대표적이다. ‘K-뉴딜 아카데미’로 명명한 교육 프로그램도 수요자인 대기업이 설계ㆍ운영한다. 류진 회장은“채용 주체인 대기업이 훈련을 직접 설계하는 방식은 ‘훈련 따로, 채용 따로’라는 기존 구조의 단절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긍정적”이라며, 재계 차원의 청년채용 지원을 약속했다. 행사에는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SKㆍLG 등 주요 대기업 인사 담당 임원들이 참석해 K-뉴딜 아카데미 참여 의향을 나타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청년들이 자신의 비전과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도약ㆍ경험ㆍ회복의 출발선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민관합동 청년뉴딜 보고회'에 참석, 인사말과 함께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재정경제부

◆ 美 대공황 ‘뉴딜’차용, 청년취업에 ‘국가 개입’ 선언

K-뉴딜 아카데미 1만명ㆍ구직수당 3만명 등 10만명 지원
10만명, 미취업 171만의 5.8%…채용 강제 없는 ‘반쪽’

올 1분기 청년(15~29세) 고용률이 43.5%까지 떨어졌다. 23개월 연속 하락이다. 2020년 코로나 충격 당시(42.2%)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구직 의지조차 포기한 ‘쉬었음’ 청년은 72만4000명으로 공식 실업자(44만5000명)의 1.6배를 넘겼다. 취업준비생 53만6000명까지 합산한 20~30대 미취업 인구는 무려 171만명이다. 챗GPT 출시 이후 3년간 AI(인공지능) 고노출 업종에서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가 사라지는 동안, 작년 상반기 채용공고 중 경력직 비중은 82%까지 치솟았다. AI 대전환ㆍ경력직 선호ㆍ세대 간 구직경쟁이라는 ‘삼중고’가 청년 구직시장을 동시에 덮침 셈이다.

수치가 이처럼 악화 일로를 걷자 정부는 ‘뉴딜(New Deal)’이라는 이름을 꺼냈다. 뉴딜은 1933년 루스벨트가 대공황 앞에서 “불공정하게 배분된 기회를 국가가 다시 판을 짜겠다”며 꺼낸 선언, 즉 불리한 패를 쥔 이들에게 카드를 새로 나눠주겠다는 약속이다. 정부가 이 무거운 이름을 호출한 것은 지금의 청년 고용 위기를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실패로 규정해 국가가 개입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정부는 29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민관합동 청년뉴딜 보고회’에서 관계부처 합동 ‘청년뉴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중 민생안정 분야에 배정된 청년 창업ㆍ일자리 지원 예산은 1조9000억원. 이 중 약 8000억원을 ‘청년뉴딜’전용 예산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10만명 내외 청년에게 도약ㆍ경험ㆍ회복ㆍ인프라 4개 트랙으로 취업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K-뉴딜 아카데미’다.

기존 정부 주도 위탁 방식과 달리, 채용 주체인 대기업이 커리큘럼을 직접 설계ㆍ운영하는 1만명 규모 직업훈련 프로그램으로 988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AIㆍ반도체ㆍ금융ㆍ콘텐츠 분야를 망라하며, 훈련 기간은 3개월 이상ㆍ400시간 이상이 조건이다. 비수도권 기업에는 훈련비를 시간당 2만4500원(수도권 1만4500원), 청년 참여수당은 월 50만원(수도권 30만원)으로 우대 지원한다.

경험 트랙에서는 국세 체납 실태확인원 9500명과 농지전수조사 인력 4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사회적기업ㆍ협동조합 일경험 2500명ㆍ공공기관 청년인턴 3000명을 추가한다.

회복 트랙은 구직 의지를 잃은 은둔ㆍ고립 청년을 겨냥한다. 핵심은 청년미래센터를 현 4개소에서 17개소로 전국 확대하는 것이다. 은둔 특화 공동생활 프로그램부터 심리상담, 일상회복 활동, 1:1 멘토링까지 회복 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

인프라 트랙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 내 청년특화트랙(K-YouthGuarantee)을 신설해 취업 경험이 없어도 구직촉진수당 월 60만원을 최대 6개월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을 3만명으로 확대한다. 청년 고용기업과 장기근속 청년 모두에게 최대 72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지원 대상도 비수도권 전체 중견기업으로 넓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뉴딜’이라는 이름이 내건 약속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10만명은 미취업 청년 171만명의 5.8%에 불과하다. 원래 뉴딜은 GDP의 40%에 달하는 재정을 쏟아부은 전례 없는 국가 개입이었지만, 이번 정부 투입 예산은 그 이름의 역사적 무게와 거리가 멀다.

더욱이 이번 대책은 취업 준비 지원, 즉 공급 측에 무게중심이 쏠려 기업이 신입 채용 자체를 줄이는 수요 측 구조에는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대기업 기획실 관계자는 “AI가 보고서 검토ㆍ문서 작성 등 전형적인 신입 업무를 대체하면서 기업 입장에선 AI에 숙련 시니어를 결합하는 조합이 신입 채용보다 효율적인 구조가 이미 굳어졌다”라며, “이미 AI를 업무 시스템에 도입한 기업들에게 이번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 같지 않다. 고용대책이 수요자의 니즈는 빗겨갔다는 것은 예전과 다를 게 없다”라고 평가했다.

공공 일경험의 질적 실효성도 논란거리다. 체납 실태확인원ㆍ농지조사 인력 등 공공 일경험의 상당수가 단기 기간제 성격이어서, 청년 고용률 통계를 일시 끌어올리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온다. 고용24 경력 통합 발급도 민간 기업 HR 시스템이 이를 실제로 수용할지는 별개의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 체계가 정교해진 것은 성과지만, 채용문 자체를 열 대책이 없으면 결국 대기 기간에 대한 지원만 늘리는 셈”이라며 “AI 도입 기업에 대한 청년 채용 인센티브, 일자리 나누기 등 총량을 늘리는 구조 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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