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길도 공장 실내도 누빈다…대동로보틱스, ‘범용 자율주행 로봇’ 승부수
1000시간 주행·360만장 데이터 축적…학습형 AI로 성능 고도화
운반 넘어 제초·방제·수확까지…농업→산업 확장 플랫폼 전략
[대구=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울퉁불퉁한 잔디밭 위를 자율주행 로봇 한 대가 가로질렀다. 굴곡진 잔디밭을 로봇이 지나가자 들쭉날쭉하던 잔디가 일정한 높이로 고르게 잘려나갔다. 공장 내부처럼 정형화된 공간이 아닌데도 로봇은 시속 2.1km의 일정한 속도로 제 길을 찾아갔다. 흙길과 비포장 농로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 움직일 수 있는 대동(000490)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운반로봇 ‘RT100’의 모습이다. 기존 운반로봇이 실내 환경에 최적화됐다면 RT100은 농지와 산업 현장을 넘나드는 범용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기존 AGV(무인 운반차)는 공장이나 물류 창고에서 바닥의 자기 테이프, 레이저, QR 코드 등 유도 장치를 따라 자재를 운반했다. 반면 RT100은 스스로 길을 판단한다. 실외에서는 GPS 기반 위치 인식을, 실내에서는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복합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실내외가 뒤섞인 농장·공장 환경에서도 끊김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결합한 센서퓨전 기술과 AI 기반 판단 알고리즘으로 주행 가능 영역을 스스로 판단하고 경로를 설정하는 구조다.
농업 현장은 공장이나 창고처럼 평탄화가 어렵다. 흙길과 경사, 돌과 작물이 혼재된 비정형 환경에서 이동할 수 있어야 작업 효율이 확보된다. 대동로보틱스는 약 1000시간 이상의 주행 데이터와 360만장 이상의 이미지 데이터를 축적해 비정형 환경에서의 장애물 회피와 지형 대응 능력을 고도화했다. 비정형 환경에서는 장애물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 사람은 회피해야 하지만 풀은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대동로보틱스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이 개선되는 ‘학습형 AI’ 구조를 접목해 지금 현재도 제품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플랫폼 확장성도 강점이다. 운반로봇에 작업기를 바꿔 달면 예초를 비롯해 방제 등 다양한 농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대동로보틱스는 향후 병충해를 사전에 감지하는 예찰 기능과 피지컬AI 기반 수확 모델까지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로봇팔을 결합하면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 연질 과실도 수확할 수 있다는 게 대동 측 설명이다. 공장 물류 이동, 건설 자재 운반, 골프장 잔디 보수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까지 작용 범위를 확대한다. 특정 작업에 특화된 단일 기능 로봇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로봇 시장이 유망한 건 맞지만 실제 시장을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라며 “결국 소비자가 돈을 내고 살 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B2C로 바로 가기는 쉽지 않다”며 “물류·제조·건설 등 비농업 분야 B2B와 정부 사업을 통해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대동로보틱스에 따르면 농업 모빌리티와 로봇을 포함한 전체 시장은 2030년 1239조9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실제 진입 가능한 유효 시장만도 267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20.1% 안팎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고성장 산업이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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