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종합특검, ‘관저 의혹’에 공무상 비밀누설 검토···최순실 ‘문건 유출’ 판례 참고

이홍근 기자 2026. 4.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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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영 ‘윤석열, 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한 건물에 현판이 붙어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특혜 이전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죄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1급 보안시설인 관저 설계도를 민간업자에게 넘긴 행위가 비밀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권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김태영 21그램 대표에게 관저 설계도를 전달한 행위에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의율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여사는 앞서 김건희 특검팀 조사에서 “김태영 대표에게 관저 설계도를 건넸다”면서 “내밀한 공간 공사를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대표는 김 여사와 국민대 대학원 동문으로, 시공 자격이 없음에도 관저 공사를 맡았다. 친분이 있는 김 대표에게 공사를 부탁하면서 기존에 사업을 진행하던 A업체가 만든 설계 시안을 건넸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은 설계도가 유출된 시점이 21그램이 수의계약을 맺은 2022년 5월 이전이라고 판단했다.

권 특검팀은 이 설계도가 ‘공무상 비밀’로 볼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관저가 1급 보안시설인 만큼, 통상 업체는 비밀유지 서약을 하고 민감 자료를 건네받아 설계에 착수한다. 나아가 권 특검팀은 김 여사가 A업체 설계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이 연루됐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김 여사에게 공무상 비밀누설죄를 적용하려면 공무원과 공모했다는 사실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 특검팀은 당시 형법상 공무원 신분(대통령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팀장)이던 윤한홍 의원과 보좌진이 A업체의 설계도를 취득한 뒤 김 여사 수행비서에게 전달했고, 김 여사가 김 대표에게 유출했다면 공무상 기밀누설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권 특검팀이 최근 윤 의원의 전·현직 보좌관과 유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압수수색한 배경이다.

권 특검팀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1호 구속기소 대상이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판례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비서관은 국무회의 말씀자료 등 청와대 문건 47건을 민간인인 최순실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권 특검팀의 구상에 대해 법조계 내에선 무리한 법리 구성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무상 비밀누설죄는 비밀 자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비밀의 누설에 의해 위협받는 ‘국가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설계도 유출이 어떤 기능을 훼손했는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설계도는 공사가 시작되면 업체에 필연적으로 전달될 자료인 만큼 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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