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먹었는데 왜 도핑?" 손가락 상처가 만든 뜻밖의 결과

김용욱 기자 2026. 4. 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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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바르는 연고 속 일부 성분은 단순한 피부 접촉만으로도 도핑 검사 양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테니스 세계랭킹 1위였던 야닉 시너는 물리치료 과정에서 상처 치료에 사용된 성분이 손을 통해 전달되면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징계를 받았다.

즉, 약물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단순 접촉만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상처 치료라는 일상적인 행동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약품 사용 시 성분 확인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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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스테볼', 해외에서 상처 및 피부재생 연고 주 성분
mRNA 생성 증가, 근육 단백질 합성 촉진
WADA에서 지정한 상시금지약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챗지피티 생성.

상처에 바르는 연고 속 일부 성분은 단순한 피부 접촉만으로도 도핑 검사 양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테니스 세계랭킹 1위였던 야닉 시너는 물리치료 과정에서 상처 치료에 사용된 성분이 손을 통해 전달되면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징계를 받았다. 반면 카누 선수 도로타 보로프스카는 반려견 치료를 위해 바른 연고가 묻어 같은 물질이 검출됐지만, 일상적 접촉에 의한 오염으로 인정되며 징계를 피했다.

두 사례는 모두 '의도하지 않은 노출' 이라는 공통점을 갖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렇다면 상처 치료에 쓰이는 어떤 성분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것일까.

◆상처 치료제 속 '금지 성분' 의 정체

문제의 성분은 '클로스테볼' 이다. 세계도핑방지기구(이하 WADA) 금지목록에서 S1 동화작용제로 분류된 상시 금지약물이다.
클로스테볼의 화학구조식. testosterone의 4번 탄소(C4)에 염소(Cl)가 결합된 구조. 약사공론DB.

대한약사저널에 기고한 김다은 약사(스포츠약학회 학술위원)는 클로스테볼은 testosterone의 분자구조에서 4번 탄소(C4)에 염소(Cl)가 결합된 형태로, 체내에서 안드로겐 수용체(AR)와 결합해 유전적 신호를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이 과정은 mRNA 생성을 증가시키고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한다. 또 질소 배출을 억제해 근손실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한편, 적혈구 수치를 높여 산소 전달 효율을 개선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작용 때문에 경기력 향상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된다.

하지만 동시에 상처 치유와 피부 재생을 돕는 외용제로도 사용된다. 해외에서는 트로포데르민(Trophodermin), 네오데르민(Neodermin) 등 연고·스프레이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국내에는 해당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허가 의약품은 없다.
클로스테볼을 주 성분으로 하는 의약품. 약사공론DB.

◆피부 흡수·장기 검출…극미량도 잡힌다

클로스테볼은 외용제로 사용되더라도 체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용성이 강해 피부 각질층과 진피층에 흡수·저장되기 때문이다. 혈중 농도는 낮지만,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황산염 포합체 형태의 물질이 소변을 통해 장기간 배출된다. 이 대사산물은 극미량으로도 검출이 가능하다.

단회 도포만으로도 11일 이상 검출될 수 있으며, 악수나 마사지 같은 간접 접촉만으로도 2~6일 동안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즉, 약물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단순 접촉만으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김다은 약사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대부분 WADA가 규정한 금지목록 S9 Glucocorticoids에 해당한다. 이 계열은 조건에 따라 사용이 허용될 수 있다" 며 "반면에 클로스테볼은 S1 동화작용제로, 전혀 다른 계열의 금지약물이다. 같은 '스테로이드 연고'라는 인식으로 접근할 경우 도핑 위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국내에는 없지만...왜 주의해야 하나

클로스테볼은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상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해외 직구, 여행 중 구입, 주변인의 사용 등 다양한 경로로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

운동선수의 경우 '몸에 들어온 모든 물질은 선수 책임'이라는 원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직접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접촉 가능성까지 관리해야 한다.

상처 치료라는 일상적인 행동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약품 사용 시 성분 확인과 주의가 필요하다.

* 해당 기사는 약사공론 학술 세션인 대한약사저널 학술 기고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 정보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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