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수호신이었는데”…인천 경비원 참변에 주민들 애도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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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경비원님 같은 어른으로 자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29일 오전 8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아파트 입구.
한 아파트 주민도 발걸음을 멈추고는 국화꽃 더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두 손 모아 묵념했다.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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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통학 돕던 경비원 교통사고 비보
사고 車 보도 올라타… ‘수면제 복용’
“아파트 지킴이었다” 추모 분향소도

“꼭 경비원님 같은 어른으로 자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29일 오전 8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아파트 입구. 이 아파트 정문 앞 횡단보도에는 흰 국화꽃 수십 송이가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생전에 이 곳 어린이들의 등굣길 안내를 도맡았던 경비원 A씨를 추모하는 분향소도 마련돼 있었다. 국화꽃 사이에는 어린이들이 가져다 놓은 것으로 보이는 막대사탕 등도 눈에 띄었다.
아파트에서 나와 학교로 향하던 한 학생은 공책을 찢어 만든 손편지를 횡단보도 앞 전봇대에 붙인 뒤 함께 가져온 작은 조화를 꽂아 놓고 떠났다.
이 전봇대에는 학생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동안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는 손편지들이다. 한 아파트 주민도 발걸음을 멈추고는 국화꽃 더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두 손 모아 묵념했다.
추모 공간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침마다 아이들 등굣길을 지켜주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미소를 보이던 분이라 마음이 더 무겁다”며 “매일 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또 다른 주민은 “워낙 밝고 아이들을 아꼈던 사람이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주민들과의 친분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일하던 60대 경비원 A씨가 횡단보도 앞에서 학생들 통학을 돕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앞서 28일 오전 8시23분께 이 아파트 단지 앞 삼거리에서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사고를 낸 차량은 보행자 보도에서 아이들을 안내하던 A씨를 덮쳤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불면증이 심해 전날 수면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경비원 B씨는 “신앙심이 강하고 평소 워낙 행실이 바른 사람이 이 같은 일을 당하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A씨는 이 아파트에서 올해로 3년째 근무를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 예보가 있는 날이면 “우산을 챙기라”는 말을 건넬 정도로 자상했으며 어린 학생들의 걱정거리도 따뜻하게 들어줬다. 주민들은 A씨를 ‘우리 아파트의 지킴이’이라고 불렀다.
한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추모 현장을 찾고 “매일 아침 아이들 등굣길을 지켜주던 고마운 분이 사고로 떠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장민재 기자 ltj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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