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만리)고군산군도 / 임채성

최미화 기자 2026. 4. 30.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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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군도를 읽다가 흥미진진한 것을 느꼈다.

선유도를 갔다가 고군산군도라는 푯말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물도 뭍도 아닌 것들 발 묶인 갯벌 위로 긴 부리 도요새 무리 숨은 내력 캐는 동안이다.

정말 언제쯤 바다는 자신의 온전한 울음을 빚을 것인지 모를 일이기에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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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시조 시인)

등을 뵈지 말아라/ 이별 많은 부두에선// 어머니 마지막 말 귓바퀴에 감길 때면/군산항 뱃고동소리 어깨 겯고 듣는 섬들// 간물때 조간대는/ 어디라도 젖어 있다// 물도 뭍도 아닌 것들 발 묶인 갯벌 위로/ 긴 부리 도요새 무리 숨은 내력 캐는 동안// 기약 없는 기다림에/ 얽히고설킨 물길 뱃길// 새만금 둑을 넘어 날아드는 호외처럼/불콰한 저녁 하늘이 수평선에 드리운다// 바다는 어디쯤에서/ 제 울음을 빚는 걸까// 해류에 실려 오는 빛의 파동 더듬으며/ 스스로 섬이 된 이가 섬을 걸어 나온다
『시와함께』(2026, 봄호)

「고군산군도」를 읽다가 흥미진진한 것을 느꼈다. 선유도를 갔다가 고군산군도라는 푯말을 보면서 호기심이 생겼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몇 해 전의 일이다.
화자는 시종 잔잔한 톤으로 노래하고 있다. 등을 뵈지 말아라 이별 많은 부두에선, 이라고 오래전 어머니 마지막 말 귓바퀴에 감길 때면 군산항 뱃고동소리 어깨 겯고 듣는 섬들이 화자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간물때 조간대는 어디라도 젖어 있다. 물도 뭍도 아닌 것들 발 묶인 갯벌 위로 긴 부리 도요새 무리 숨은 내력 캐는 동안이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얽히고설킨 물길 뱃길을 통해 갖가지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새만금 둑을 넘어 날아드는 호외처럼 불콰한 저녁 하늘이 수평선에 드리우는 때다.

화자는 끝수에서 바다는 어디쯤에서 제 울음을 빚는 걸까, 라고 묻는다. 정말 언제쯤 바다는 자신의 온전한 울음을 빚을 것인지 모를 일이기에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해류에 실려 오는 빛의 파동 더듬으며 스스로 섬이 된 이가 섬을 걸어 나온다, 라는 자연스러운 마무리는 흡사 치유의 느낌을 안겨주는 대목 같아서 출렁이던 마음을 나직이 가라앉혀준다.

「러브버그」를 본다.
사랑이 뭔지 모를/ 벌레들도 사랑을 하네/ 낮과 밤의 여백까지 꽉 채운 겨운 몸짓/ 한 며칠 훔쳐만 보던/ 여름이 달아오르네// 일인칭의 방에 들면/ 옆구리가 시린 저녁/ 방충망 그물코에 신방 차린 벌레처럼/ 열대야 불면의 밤을/ 당신과 보내고 싶네// 날개를 잠시 빌려/ 당신께로 날아갈까/ 부둥켜 꽃잠 자는 그런 사이 아니라도/ 마주 서 눈부처가 될/ 애(愛)벌레를 꿈꾸며.

이채로운 시편이다. 또 다른 사랑의 노래다. 부둥켜 꽃잠 자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 할지라도 마주 서 눈부처가 될 애(愛)벌레를 꿈꾸는 시이기에 그러하다. 묘한 리듬감으로 말미암아 읽을수록 끌리어 든다.
이정환(시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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