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할 단계 아니다” 단호했던 염경엽 이유 있었나… LG 10승 투수 봄은 아직인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손주영의 부상 이탈이라는 뼈아픈 소식을 받아들인 염경엽 LG 감독은 개막 후 선발 로테이션의 예비 자원들에 대한 평가와 고민을 이야기했다. 다만 한 선수에 대해서는 “아직 이야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어쩌면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평가의 주인공은 한때 팀 내 최고 우완 유망주였던 이민호(25·LG)에 대해서였다. 염 감독은 2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말에도 크게 반색하지 않았다. 1군과 2군의 차이는 있고, 2군에서의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2군에서의 과정과 보여주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0년 LG의 1차 지명을 받은 이민호는 데뷔 시즌부터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2020년 20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3.69, 2021년 25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예열을 마친 이민호는 2022년에는 26경기에서 12승(8패)을 거두며 10승 투수 타이틀을 달았다.
하지만 2022년 평균자책점은 5.51로 좋지 않았고, 2023년에도 1군 5경기만 나간 채 상당수 기간을 2군에서 머물렀다. 2023년은 염경엽 감독이 LG에 부임한 첫 해였다. 새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보여주지는 못한 것이다. 이후 입대해 군 복무를 했고, 제대 후 올해부터 다시 공을 던지고 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꾸준히 출전 중이다.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성적과 내용이 모두 좋지 못하다. 염 감독이 당장 1군 선발 후보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 이유다. 기대야 있지만, 지금은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민호는 퓨처스리그 시즌 5경기에서 13⅔이닝을 던지며 2패1홀드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 중이다. 근래에는 선발로 등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직 5이닝을 던진 적은 없다. 선발 투수의 책임 이닝을 채울 정도의 상황은 안 되는 것이다. 투구 수부터 더 빌드업이 필요하다.
15일 고양과 경기에서는 4이닝 3실점, 20일 상무와 경기에서는 2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가장 근래 등판인 27일 삼성 2군과 경기에서도 3⅓이닝 동안 볼넷만 6개를 내주면서 제구가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끝내 2실점하고 많은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은 구속에서도 드러난다. 움직임이 좋은 패스트볼을 던지는 이민호는 잘 나갈 때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5㎞ 이상에서 형성되던 선수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무는 경기가 많았다는 것이 퓨처스리그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평균 구속은 140㎞ 남짓이었다.

일단 선발로서 5이닝 이상, 100구를 던질 수 있는 지구력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구속도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들어 구속이 조금씩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평균 구속은 14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만큼 시간은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염 감독은 “아직 이야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은 그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대비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민호는 올해가 상당히 중요한 선수다. 예전과 같은 입지가 아니다. LG는 두 외국인 투수(앤더스 톨허스트·요니 치리노스)에 선발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 그리고 토종 선발로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를 보유하고 있다. 손주영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누구를 선발에서 빼야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팀이다.
여기에 이민호와 같은 시기에 군 복무를 한 좌완 김윤식이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민호와 달리 김윤식은 구체적인 복귀 스케줄이 나와 있는 상태다. 또한 팀이 작정하고 키우는 어린 선발 투수들도 있다. 2026년 1라운더인 양우진과 2025년 신인인 박시원 등이 대표적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민호로서는 2군 등판 한 번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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