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갈등’ 우크라이나 美 대사 또 사임
트럼프 행정부 내내 숙청 대상 돼
“러 공세 임박… 심각한 외교 공백"

줄리 데이비스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 대리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 임기부터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우크라이나 홀대’ 기조 속에 국무부 내 전문 인력들이 잇따라 공직을 떠나면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외교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데이비스 대사 대리는 수주 내로 사표를 던지고 30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임의 결정적 배경은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둘러싼 트럼프와의 깊은 이견과 정책적 소외감이다. 특히 데이비스 대사 대리는 자신이 겸임하던 주키프로스 대사 자리에 공화당 고액 후원자인 존 브레슬로가 내정됐다는 사실을 사전 통보도 없이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접하며 모멸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러시아의 대규모 여름 공세가 임박한 중대한 시기에 핵심 외교 포스트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주우크라이나 대사직을 비롯한 국무부 내 ‘우크라이나통’ 외교관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내 숙청의 대상이 됐다. 전임자였던 브리짓 브링크 전 대사 역시 지난해 4월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폭언을 퍼붓고 군사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에 반발해 사임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당시에도 자신에게 협조적이지 않았던 마리 요바노비치 전 대사를 “불충하다”는 이유로 해임했으며, 이로 인해 주우크라이나 대사직은 3년간 공석으로 방치되기도 했다.
과거 트럼프의 ‘비선 외교’를 고발했던 국무부 내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도 이어지고 있다. 2019년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의 뒷조사를 압박했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의회에 증언했던 조지 켄트 전 에스토니아 대사는 트럼프 2기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해임됐다. 당시 트럼프의 부당한 압박 통화 내용을 폭로했던 데이비드 홈스 헝가리 부대사 역시 지난 24일 은퇴를 강요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국무부 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옹호하는 순간 트럼프의 표적이 된다’는 공포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노골적인 무시는 트럼프 행정부 내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트럼프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젤렌스키를 면전에 두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며 일방적으로 회담을 끝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충돌 직후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되던 실시간 군사 및 기밀 정보 공유를 수주 동안 전격 중단하는 보복 조치를 가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중대 외교 현안에서 정통 외교관들을 배제하고 사위 재러드 쿠슈너나 부동산 업자 출신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 비전문가 측근들만을 앞세워 불리한 종전 조건을 수용할 것을 우크라이나 측에 압박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특사단마저 최근 이란 전쟁이 발발하자 전부 중동으로 투입되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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