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도 갑자기 쓰러지는 ‘미주신경 실신’을 아시나요?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32세 직장인 박모 씨는 갑자기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귀가 멍해지고 눈앞이 하얘졌다. 그러더니 쓰러지며 머리를 다쳤다.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갔다. 몇몇 검사가 끝난 후 쓰러진 원인이 나왔다. 미주신경 실신이다.
젊은 사람이 특별한 원인도 없이 갑자기 쓰러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본다. 지하철, 병원 채혈실, 행사장, 장시간 서 있는 상황 등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들. 대부분 몇 분 안에 회복되지만, 처음 겪는 사람에게는 큰 공포다.

미주신경 실신은 뇌에서 배로 흐르는 미주신경(vagus nerve)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미주신경은 본래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부교감신경의 핵심 축이다. 평소에는 몸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지만, 특정 상황에서 과도하게 작동해 문제가 된다.
미주신경이 자극되면, 심박수가 갑자기 떨어지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급격히 낮아진다. 결국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의식을 잃게 된다. 뇌에 잠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면 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가장 흔한 유발 상황은 오래 서 있는 경우다. 특히 더운 환경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 있으면 혈액이 다리 쪽에 고인다. 통증이나 스트레스도 유발 요인이다.
하종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채혈이나 주사, 강한 감정 자극, 수분이 부족하거나 몸 상태가 매우 피곤할 때도 위험을 높인다”며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면 혈압 저하와 심박수 감소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실신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미주신경 실신은 심장질환이나 뇌질환과 달리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치거나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미주신경 실신에는 특징적인 전조 증상이 있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스꺼우며,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검은 커튼이 내려오는 느낌’이 든다. 귀가 멍해지고 주변 소리가 멀어지는 느낌도 흔하다.
실신 신호나 증상이 느껴지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다. 즉시 앉거나 가능하면 눕는 것이 최선이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뇌로 가는 혈류가 회복되면서 실신을 막거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주변 사람은 환자를 억지로 세우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미주신경 실신을 미리 차단하려면 탈수와 피로, 장시간 서 있는 상황을 피하고, 전조 증상을 인지하고 몸의 자세를 낮추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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