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선 9기 울산시장, 선택 기준은 ‘정치’ 아닌 ‘생존’이다
민선 9기 울산광역시장을 향한 '대전(大戰)'의 막이 올랐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과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각각 시장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정면 충돌을 택했다. 현직 시정 책임자와 지역구 입법자가 동시에 사퇴해 맞붙는 구도는 이례적이다. 보수와 민주진보 진영 모두 단일화라는 마지막 변수만 남겨둔 채, 울산의 향후 100년을 좌우할 권력 재편의 본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김두겸 시장은 정주 인구 120만, 생활 인구 200만의 '산업·AI 수도' 완성을 내세웠다. 36조원 투자 유치, 그린벨트 해제, 보통교부세 확보 등을 성과로 앞세우며 안정적 시정 운영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반면 김상욱 의원은 '통합과 실용'을 기치로 내걸고 산업 AX(AI 전환)와 도시 구조 개편을 통해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성과의 연장과 구조 전환이라는 두 노선이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산업수도를 자임하는 울산은 지금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수도권 집중 심화로 인한 인구 유출,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중심 산업의 구조적 한계는 이미 경고 단계를 넘어섰다. 차기 울산시장은 이 도시가 잠재한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릴 안정적 관리형 리더십과 구조 변화를 이끌 전환형 리더십을 함께 요구받고 있다.
차기 울산시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기존 주력 산업을 넘어 이차전지·수소·에너지 전환을 이끌 '경제 사령탑'이자,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세일즈형 시장'이어야 한다. 5조 원대 예산을 운용할 '행정형 리더', 중앙과 국회에서 재원을 확보할 '정치·협상형 리더', 노사 갈등을 매듭짓는 '조정형 리더십'까지 갖춰야 한다. 이 모든 역량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시장형 리더가 절실한 이유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치적 세 대결을 넘어, 울산의 생존 전략을 확정 짓는 '미래 설계의 각축장'이 돼야 한다. 여기서 내린 선택의 결과는 울산의 새로운 100년을 지탱할 초석이자,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가장 정직한 설계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판단 기준도 분명해져야 한다. 화려한 메시지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산업 전략의 실현 가능성, 재정의 지속 가능성, 시민 삶의 질 개선 효과로 평가해야 한다.
이제 울산의 미래는 정치인의 화려한 언어가 아니라, 유권자의 냉정한 선택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정치적 수사(修辭)가 걷힌 빈자리에 오직 시민의 안녕과 도시의 생존만을 채워 넣는 것, 그것이 민선 9기 울산이 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