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로 현장 데이터 수집… 테슬라 벤치마킹

DL이앤씨는 미국 빅테크 팔란티어와 손잡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단계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AI 분석을 고도화하고, 고도화된 분석이 다시 현업 활용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서울 압구정 5구역, 목동 6단지 재건축 등 핵심 수주전에서도 설계 대안 비교, 리스크 예측, 공정·원가 최적화 등 핵심 의사결정에 AI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수천 쪽 입찰·계약 문서를 실시간 분석하는 ‘바로답 AI’의 해외 사업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성능은 체코 원전 사업에서 이미 검증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급등한 공사비와 심화되는 인력난을 돌파하기 위해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2D 도면 설계에서 3D 가상공간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거쳐, 이제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이나 자체 로봇 생태계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건설 현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도 ‘AI 에이전트’…테슬라식 진화
최근 건설업계의 지향점은 ‘테슬라식 진화’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주행 데이터 기반 AI 플랫폼으로 진화시킨 것처럼, 굴착기·크레인·덤프트럭도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학습하는 단말기가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기존 건설 현장은 프로젝트가 끝나면 공정 데이터가 단절됐다. 그러나 테슬라식 구조를 적용하면 현장의 데이터가 본사 클라우드로 수집돼 AI를 학습시키고, 개선된 모델이 다시 전 현장에 배포되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력이 쌓이는 구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테슬라 전기차 경쟁력의 핵심은 전 세계에 보급된 500만대 이상 차량이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실주행 데이터”라며 “건설 산업이 차용해야 할 핵심은 데이터를 순환시키며 생산품을 플랫폼으로 만든 전략”이라고 했다.
AI 전환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삼성물산은 AWS(아마존웹서비스)와 수천 쪽 입찰제안서를 자동 분석해 리스크를 추출하는 시스템, 법무·계약 리스크를 실시간 관리하는 시스템, 흩어진 현장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시스템 등 AI 에이전트 3종을 개발해 건설업 전 영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장 로봇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AI 굴착기 도입을 본격화했다. AI 기반 카메라로 작업자 접근을 감지하고 360도 영상을 실시간 제공하는 모니터, 장비 전도 위험이나 과부하 상태를 경고하는 경고 장치 등을 굴착기에 탑재해 올 하반기부터 현장에 투입한다.

◇“현장 거짓말 사라질 것”
AX 전환은 주택 수요자에게도 긍정적이다. AI 기반 설계는 수만 개의 시뮬레이션으로 자재 낭비를 줄이고 시공 효율을 극대화한다. 불필요한 비용이 줄면 분양가도 단계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업계가 특히 기대하는 것은 건설 현장의 고질병인 ‘불투명성’ 해소다. 그간 건설 현장에서는 공정률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육안 확인이 어려운 공간의 시공 상태를 숨기는 등 데이터 왜곡이 문제였다. 서로 믿지 못해 방대한 증빙 서류 작업이 필요했고 공기 지연 같은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AI가 물가 변동, 설계 변경 요인 등을 반영해 정량 데이터로 제시하는 미래 건설 현장에서는 이런 풍경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사 기간 단축도 기대 효과 중 하나다. AI가 장비 기록과 현장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 작업 경로를 제시하고 공정 사이 간섭을 조정하면, ‘입주 지연’ 리스크도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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