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계조작 지시 받아” 노조 인정, 與 흑·백 뒤집기 탄로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통계 조작의 실행자였던 부동산원의 노조가 최근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겸허히 수용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노조는 “(문 정권 조작) 당시 부동산원 직원들은 부동산 통계 관련 사전 보고가 부당하다며 12차례에 걸쳐 중단을 요청했지만,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는 예산 삭감 등을 압박했다”며 통계 조작 지시는 물론 강압까지 있었던 점을 인정했다. 노조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통계 업무에 대한 사명감을 고취했고 대책을 수립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까지 전했다.
2023년 9월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원을 압박해 4년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고, 검찰은 전직 국토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 등 11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시 국민들은 집값이 두 배 가까이 폭등해 고통받고 있었는데 장관은 “14% 올랐다”고 말하고 대통령은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했다. 국민 체감과 국가 통계 발표가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은 정부 차원의 통계 조작 때문이었다는 것이 감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과거의 잘못된 감사를 바로잡겠다면서 통계 조작 감사를 적폐로 규정했다. 통계 조작 사실을 뒤집으려 시도한 것이다. 감사원이 요구했던 국토부 직원 15명에 대한 징계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이들을 감사했던 감사원 간부들이 감사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최근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 특위’를 운영하면서 통계 조작 사건을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통계 조작 수사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면서 이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동산원 노조의 탄원으로 이 역시 흑을 백으로 바꾸려는 민주당 행태의 또 한 사례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부동산뿐 아니라 비정규직, 소득주도성장 등 자신들에게 불리한 통계를 조작해 국민을 속였다는 감사 결과가 있었고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국민을 속인 통계 조작 감사까지 뒤집으려 한다면 이야말로 또하나의 조작이자 범죄가 될 수 있다. 지시를 받은 부동산원 노조는 조작 지시를 받았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이를 부정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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