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 시청자재단 등 통합 추진, 내년 1월 출범 목표

박서연, 윤수현 기자 2026. 4. 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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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추진 법안 상반기 통과 전망
"미디어 교육 등 공적 역할 확대하는 통합 이뤄져야"
고용승계 등 쟁점… 타 부처 기관 통합시 마찰 불가피

[미디어오늘 박서연, 윤수현 기자]

▲김현 국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가 4월28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에게 질의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

방송통신 규제 업무를 주로 담당해 온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사라지고 지난해 10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소관 사무인 유료방송 관련 업무와 방송 진흥 업무도 방미통위로 통합됐다. 이에 따라 방미통위는 다른 부처에서 이관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산하기관들을 통합한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방미통진흥원) 설립이 추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직후부터 “공공기관 개혁·통폐합·신설 속도를 내달라”고 말한 만큼, 올해 상반기 내 방미통진흥원 설립 추진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통합 범위가 커질 경우 과기정통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무총리실 등 소속 기관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28일 전체회의에서 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를 폐지하고 유관 업무를 하는 다른 기관들도 통합해 방미통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김현·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을 법안2소위에 올려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본격적으로 방미통진흥원 설립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대상 기관 등을 확정해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 국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김현 의원 발의안 기준 2026년 기준 총 12개 기관 및 협회를 통틀어 약 1128억5000만 원의 예산과 기금이 소요되는 사업을 이관받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2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여전히 방송미디어 관련 사업의 다수는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 및 협회에서 산발적으로 수행되고 있어 방송미디어 분야 국정 과제 수행 동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청자 권익 증진과 방송미디어광고 산업 진흥이라는 상호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는 두 기관을 통합해 인력 운영에 유연성을 확보해 조직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이복우 과방위 수석전문위원도 “방송미디어통신 업무를 수행하려는 기관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인프라와 인력 등의 경상비 감축 사업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의 제거 및 방송미디어 분야 진흥 업무를 이관받은 방미통위의 업무 추진 동력이 제고될 수 있으므로 타당하다”라고 했다.

통합의 주축이 되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코바코 구성원들은 여러 입장을 보이면서도 고용승계와 함께 공적 역할이 축소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는데 노조에선 이에 동의하지는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인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2024년 8월 임명한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의 임기 종료는 불가피하다. 같은 시기 임명된 민영삼 코바코 사장은 방미통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고, 5월7일 퇴사를 앞두고 있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2024년 8월1일 임명한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왼쪽)과 최철호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취임식 모습. 사진=기관제공

김태중 전국언론노동조합 시청자미디어재단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재단은 부서장들의 의견을 종합했다고 하지만 최철호 이사장이 주도해 통폐합에 반대한다고 의견을 제출했다”며 “노조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유보라고 사측에 이야기했다. 현실 가능성을 다양하게 봐야 하고 조합원 이익이 우선이고, 포괄적 고용승계 부분이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으면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선 미디어 교육 기관으로서 공적 지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소속 A씨는 “이사장은 반대하고 있는데, 오히려 반대할 게 아니라 통합했을 때 재단이 얻을 수 있는 점들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재단 산하 센터가 늘었지만 그만큼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특히 미디어교육 전문기관으로서 시민 미디어교육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코바코는 찬성 입장이다. 코바코 사측은 미디어오늘에 “부처 통합을 통해 업무영역이 확장되고, 여러 가능성이 확대되는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통합 이후 인력·조직의 포괄적 승계 여부, 전환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부담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안 처리 과정이 진행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코바코 측은 이번 통합 논의가 방송광고 판매 제도가 공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라고 봤다. 코바코 사측은 “코바코의 주요 기능이 방송광고 판매를 통한 수익을 환원하는 것인데, (조직 통합으로 인해) 방송광고 판매 자체가 공적인 영역으로 변환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코바코 구성원들은 △포괄적 고용승계 △예산 지원 확보 △수도권 본사 유지 등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승광 전국언론노동조합 코바코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노동자 근로조건이나 고용 안정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요구다. 통합 대상이 된 기관의 경우 코바코를 제외하곤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돼왔다. '미디어 진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재정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코바코 소속 B씨는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면서도 “급하게 이뤄지는 감이 있다. 여러 기관을 통합해 만든 콘텐츠진흥원·한국언론진흥재단도 현재까지 부작용을 겪고 있다. 통합이 결정된 후 사업 방향을 새롭게 논의하는 건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사업 영역에 대한 고민이 같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구성원들의 고용승계 우려를 두고, 이복우 수석전문위원도 “고용관계라는 국민의 중요한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음에도 법률 규정 대신 설립 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하는 게 법률유보원칙에 반할 소지가 없는지, 기업 합병 시 직원의 고용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와 유사 입법례를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방미통위는 방미통진흥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28일 미디어오늘에 “주요 신규사업의 적극적인 추진과 안정적인 예산 편성, 체계적인 사업 관리 등을 위해 방송미디어를 총괄하고, 유사한 성격의 사업을 통합 수행함으로써 비효율 중복 제거 및 전문성 강화, 중장기 기획기능과 사업 간 연계, 디지털미디어 교육영역 확대 등 융합 환경에 총괄 대응하기 위해 진흥원 설립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방미통진흥원 통합 예정으로 거론되는 공공기관과 협회 중 과기정통부, 문체부, 총리실 산하에 있는 곳들에선 규모가 작은 다른 부처에 통합되는 데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와 관련 김현 과방위 민주당 간사는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시절 유료방송을 가져가는 바람에 방미통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방미통위가 방송미디어통신 기능을 복합적으로 다루게 된 만큼 진흥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OTT 관련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도 제정하려면 연구가 제대로 돼야 하는데, 그동안 방미통위 산하에 연구소 하나 없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일해왔다. 진흥원을 설립해주고 나서 못하는 부분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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