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판소원 1호 사건 회부, 후속 절차 마련 서두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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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그제 재판소원제 도입 후 처음으로 헌재소장 등 재판관 9인 전원이 참여하는 평의(評議)에서 심리할 사건을 선별했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제 시행 후 엊그제까지 헌재가 접수한 관련 사건만 500건이 훌쩍 넘는다.
헌재가 앞으로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할 재판소원 사건 선별에 지금처럼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헌재는 재판소원제 도입 이전에도 대법원 확정판결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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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12일 재판소원제 시행 후 엊그제까지 헌재가 접수한 관련 사건만 500건이 훌쩍 넘는다. 헌재는 엄격한 사전심사를 거쳐 ‘헌법적 쟁점과 무관한 단순 판결 불만’으로 판단되면 각하하는 등 과감히 걸러내고 있다. 재판소원제 도입 당시 3심제를 근간으로 한 우리 사법제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4심제’란 우려가 거셌던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일이다. 헌재가 앞으로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할 재판소원 사건 선별에 지금처럼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헌재는 재판소원제 도입 이전에도 대법원 확정판결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1990년대 헌재가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어긋난다’는 식의 한정(限定)위헌 결정을 종종 내리자 대법원이 “법률 해석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이라며 헌재 결정에 불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재판관들은 만장일치로 “헌재 결정에 반하는 법원 판결은 무효”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대법관들은 헌재의 논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헌재 결정과 법원 판결이 서로 상충하는 가운데 정작 사건 당사자들의 권리 구제는 뒷전으로 밀려났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재판소원제 실시로 헌재와 법원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 해결될 단초가 마련된 것은 다행스럽다. 문제는 헌재가 법원 판결 재검토에 착수하는 경우 그 심리 절차에 관한 세부 규정이 아직 전무하다는 점이다. 헌재가 법원 판결을 취소한 뒤 진행돼야 할 구체적 절차 또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실정이다. 사건 처리를 놓고 법원·헌재 간에 예전과 같은 ‘핑퐁 대결’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은 헌재와 머리를 맞대고 재판소원제 후속 조치에 관한 매뉴얼을 신속히 만들어 국민의 권리 구제에 공백이 생기는 일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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