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호르무즈에 이란 화폐가치 폭락 ‘사상 최저’···생필품 가격은 급등
원유 판매 못해 외화 확보 차질
이란 인플레이션 더욱 심화 전망

미국과 이란 간 불안한 휴전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9일(현지시간) 이란의 법정 화폐인 리알화 가치가 달러당 180만리알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몇주 동안 리알화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는데, 이는 전쟁 여파로 무역이 중단되고 수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덕분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리알화는 이틀 전부터 하락 조짐을 보였으며 이날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리알화 가치 폭락이 이란의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고 AP는 전했다. 식료품과 의약품, 전자제품,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수입품 의존도가 높은 이란 경제에서 달러 환율 변동의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번 환율 폭등은 지난 1월 통화 위기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당시 리알화는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환율이 달러당 140만리알에서 160만리알로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이로 인해 물가 상승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국가 경제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극히 심화됐었다.
AP는 리알화가 사상 최저 가치를 기록하기 전부터 기본 생활용품의 가격이 이미 치솟으면서 이란 가계에 압박을 주고 있었고, 지난 2주 동안 우유, 요구르트, 식용유, 빵, 쌀, 치즈, 세제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소강상태이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면서 이란 경제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특히 미군이 석유 수출선을 차단하거나 나포하면서 이란 정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판매와 외화 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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