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리고 말하면 퇴장”... 월드컵에 뜬 ‘비니시우스법’, 인종차별 막으려 레드카드 꺼냈다

이인환 2026. 4. 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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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새로운 레드카드 규정이 도입된다.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입을 가리고 말하면 퇴장까지 받을 수 있다.

상대와 충돌하거나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줄 수 있고,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도 퇴장 대상이 된다.

레알 선수들은 경기 뒤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비니시우스에게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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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새로운 레드카드 규정이 도입된다.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입을 가리고 말하면 퇴장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른바 ‘비니시우스법’이다.

축구 경기 규칙을 제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서 경기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상대와 충돌하거나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줄 수 있고,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도 퇴장 대상이 된다.

IFAB는 “지난 2월 연례 총회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FIFA 주도로 주요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협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적용 여부는 대회 주최자의 재량이지만, FIFA가 직접 제안한 만큼 2026 북중미월드컵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배경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관련 사건이다. 지난 2월 벤피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논란이 터졌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후반 5분 킬리안 음바페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후 코너 플래그를 다리 사이에 두고 허리를 돌리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주심은 그에게 경고를 줬다. 홈 팬들의 야유가 커진 가운데 비니시우스는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는 멈췄다. 주심은 팔로 ‘X’를 그리며 FIFA 인종차별 방지 프로토콜을 발동했고, 경기는 11분간 중단됐다. 이후 경기장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고,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도 거칠어졌다.

레알 선수들은 경기 뒤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비니시우스에게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경기장에 수십 대의 카메라가 있는데도 포착하지 못한 건 믿기 어렵다. 입을 가리고 말했다는 건 많은 걸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벤피카는 반박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양측 모두와 대화했다면서 “둘의 말이 다르다. 비니시우스가 말하는 게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프레스티아니 역시 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모욕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UEFA의 최종 판단은 인종차별이 아닌 동성애 혐오 행위였다. 프레스티아니는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다만 3경기는 집행유예였고, 이미 잠정 정지로 1경기를 결장한 만큼 실제 추가 결장은 2경기다.

문제는 증거였다. 프레스티아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렸기 때문에 UEFA가 인종차별 발언 여부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결국 새 규정 도입으로 이어졌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숨길 게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판정 항의 후 경기장 이탈도 강하게 막는다.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세네갈 선수들이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하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온 사건이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선수뿐 아니라 이를 부추긴 팀 관계자도 제재 대상이다. 경기 중단 원인을 제공한 팀은 원칙적으로 몰수패까지 받을 수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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