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일 무단 이탈, 서류는 '정상 출근'… 송민호, 병역 신뢰 흔든 대가는

김태현 기자 2026. 4. 2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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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복무 433일 중 102일을 무단 이탈하고, 기관 책임자는 정상 출근으로 서류를 꾸몄다.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한 송민호 사건은 '연예인 병역 특혜'의 구조적 민낯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우먼센스] 연예인 병역 부실 복무 논란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보이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구형받으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대두된 상태다. 102일에 달하는 복무 이탈과 근태 조작 의혹, 여기에 '연예인 특혜' 논란까지 더해진 가운데, 재판부가 어느 수준까지 책임을 물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사람으로서 모범을 보이진 못할망정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지난 21일, 뿔테 안경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선 송민호는 최후 진술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의 병역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장기간 무단결근으로 실질적인 근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감독기관에 근태를 허위 소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방문했지만 한 번도 못 봤다"… 쏟아진 동료 증언

앞서 징병 신체검사에서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송씨는 2023년 3월부터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2024년 3월부터는 마포주민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겨 일했다. 그런데 2024년 12월 소집 해제를 앞둔 시점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송씨의 '부실 복무'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다.

"근무지를 수차례 방문했지만 송씨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출근을 해도 20~30분 만에 퇴근했다", "민원 업무에서 송씨는 배제됐고, 근무지에서 게임만 했다"는 등의 증언이 잇따르며 비판은 거세졌다. 이에 근무 기관 측은 "규정에 맞게 근무했다"는 입장을 내놨고, 송씨 소속사 역시 "병가와 휴가는 모두 규정을 지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사진=Gemini 생성

하지만 동료 사회복무요원들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출근 시간 조정, 업무 배제 등이 있었다", "다른 인원이 업무 부담을 떠안았다"고 재차 반박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결국 기관 현장 책임자까지 "사람들이 몰려 노출을 줄이기 위해 따로 관리했다", "송씨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연예인 특례'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병가 내고 하와이 여행, 20km 마라톤… '선택적 대인기피' 논란

송씨 측은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아 복무 기간 중 병가를 수시로 사용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실제 송씨는 과거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스스로 '내가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깊은 골짜기에 고여 있는 느낌"이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동료, 팬들이 있는데 무엇이 나를 즐겁지 못하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크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복무 중 병가 기간에 하와이 여행을 가거나 DJ 파티 참석, 러닝 크루 활동 및 20km 마라톤 도전 등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면서 "선택적 대인기피 아니냐"는 비판적 의심까지 제기됐다.

사진=Gemini 생성

결국 병무청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송씨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근무지 CCTV, 출입 기록, 휴대전화 위치정보, 게임 접속 로그 등을 확보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송씨는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정상적으로 복무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했으나, 경찰은 "복무 시간 중 무단 이탈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5월 송씨와 근무기관 책임자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늦잠 잤다" 연락에 정상 출근 처리… 허위 문서까지 작성한 기관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송씨의 부실 복무 실태는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송씨의 무단 복무 이탈 기간은 총 102일에 달했다. 전체 실질 근무일 433일 중 약 4분의 1을 복무하지 않은 셈이다. 이탈 일수는 2023년 3월~5월 사이에는 1일에 불과했으나, 2024년 7월에는 19일, 11월에는 14일로 소집 해제가 가까워질수록 빈도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검찰은 특히 송씨가 '늦잠을 자 지금 가도 늦다', '피곤하다' 등을 이유로 결근 의사를 밝히면, 근무기관 책임자가 이를 묵인하고 정상 출근한 것처럼 허위 문서를 작성·결재한 정황을 포착해 이들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함에 따라 재판부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병역법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병역법 규정에 비춰볼 때 102일의 이탈은 단순 과실을 넘어선 반복적·상습적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징역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사한 판례에서도 사안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2024년 3월 청주지방법원은 15일간 무단결근한 사회복무요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해당 요원은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라는 가중 처벌 요소가 있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의 경우 36일간 결근한 요원에게 "무단결근 일수가 적지 않다"며 질타하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사진=Gemini 생성

송씨의 경우 이들 사례보다 이탈 일수가 월등히 많은 데다, 정상 출근으로 허위 문서를 조작한 정황이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다른 법조 관계자는 "결국 실형 여부는 범행의 고의성과 조직성, 그리고 공문서 관련 범죄 인정 여부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송씨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법원에서 인정된 미복무 기간만큼 다시 복무해야 하는 '재복무' 대상이 된다. 병무청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복무 이탈의 경우 소집해제 처분을 취소하고, 해당 기간만큼 재복무를 명령한다는 방침이다. 송씨는 최후 진술에서 "재복무 기회가 주어진다면 끝까지 성실하게 마치고 싶다"고 밝혔다. 실형이 확정된다면 형 집행을 마친 후 재복무 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싸이 재입대, 나플라 집행유예… 끝나지 않는 병역 잔혹사

연예계의 '부실 복무' 논란은 잔혹사처럼 반복되어 왔다. 가수 싸이는 산업기능요원 복무 중 지정 업무 외 활동과 공연 사실이 드러나 2007년 재입대 처분을 받았다. 젝스키스 출신 강성훈과 NRG 출신 천명훈, 개그맨 손헌수 등도 부실 복무 및 대체 복무 비리 수사 과정에서 적발되어 현역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재복무한 전례가 있다.

사진=송민호 인스타그램

특히 손헌수는 과거 한 방송에서 "그 당시 조PD 형과 같은 공장에 있다가 함께 조사를 받았었다. 둘 다 문제는 없어서 조PD 형은 무혐의 처리됐는데, 나는 기사를 보고 괜히 겁이 나서 도망치듯 현역으로 입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래퍼 나플라가 출근 기록을 조작하고 정신질환이 악화한 것처럼 연기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로 2024년 9월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예인 병역 사건은 근태 문제, 제도 악용, 복무 중 외부 활동 등으로 번지며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102일이라는 전례 없는 장기 이탈과 이를 정상 근무로 둔갑시킨 조직적 묵인, 그리고 특혜 의혹이 얽혀 있다. 재판부가 이러한 구조적 부정에 어떤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향후 유사 사건의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이다. 송민호의 안일했던 선택은 결국 그를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무너진 것은 단순한 복무 일수가 아니라 대중의 신뢰였으며, 그가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CREDIT INFO

권준혁 법조전문기자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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