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때밀이 관광’ 오고 등밀이 기계도 사간 日…양국 목욕탕 교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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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개항' '목욕'.
한국과 일본의 목욕 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부산문화재단이 조선통신사 축제와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관람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한일 목욕탕 용품 이야기 전시'이다.
이밖에 양국 목욕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한 자료와 목욕탕 운영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전시물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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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사우나는 통일신라서 전파설
- 동래온천 대중탕은 일제때 개발
- 용품·음식 등 다양한 문화 조명
‘조선통신사’ ‘개항’ ‘목욕’. 언뜻 보기엔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세 가지 키워드를 한데 묶은 전시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한성1918 청자홀(부산 중구 동광동)에서 열리는 전시 ‘어서-오세요 한일탕’이다. 한국과 일본의 목욕 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부산문화재단이 조선통신사 축제와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기념해 마련했다.

그런데 왜 하필 목욕일까. 사실 목욕은 한일 양국의 교류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다. 양국은 오랜 시간 목욕 문화를 주고받으며 닮은 듯 다른 생활 문화를 형성해 왔다. 일본 가마쿠라 시대(1185~1333년)부터 이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일본식 천연 사우나 ‘이시부로’가 통일신라의 한증욕 문화에서 전해졌다는 학설이 있는가 하면, 1719년 쓰인 조선통신사 기행록 ‘해유록’에는 일본 대중목욕탕의 낯선 풍경을 기록한 대목이 등장한다.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에는 한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본격적으로 대중목욕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부산의 양대 온천인 동래온천과 해운대온천을 근대적으로 개발한 것 역시 일본인들이었다. 광복 이후에도 교류는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때밀이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았고, 부산에서 개발된 자동 등밀이 기계가 일본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옷을 벗고 몸을 씻는 사적인 공간에서도 ‘성신교린(성실과 믿음으로 사귄다는 뜻)’의 정신이 비밀스럽게 이어진 셈이다.
전시는 모두 9개 주제로 구성돼 양국 목욕의 역사와 문화를 폭넓게 아우른다. 관람객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한일 목욕탕 용품 이야기 전시’이다. 한국에서 목욕 후 바나나우유를 마시는 반면, 일본에서는 라무네(일본식 사이다의 일종)를 즐겨 마신다. 비누 향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한국은 오이 향이, 일본은 우유 향이 목욕객의 사랑을 받아 왔다.
목욕 후 먹는 음식도 다르다. 한국에서는 맥반석 달걀과 식혜가 별미로 꼽히지만 일본에서는 카레가 목욕탕 문화와 연결된다. 전시장에는 이 같은 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실물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은 양국의 목욕 문화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이밖에 양국 목욕의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정리한 자료와 목욕탕 운영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전시물도 마련됐다. 부산에서 개발된 자동 등밀이 기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지난 26일에는 전시장에서 양국 목욕 문화를 주제로 한 포럼도 열렸다. 행사에는 목욕 문화를 다룬 교양서 ‘씻는다는 것의 역사’를 펴낸 이인혜 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와 일본 목욕탕 기록·복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영리단체 ‘센토토마치’의 활동가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싸이트브랜딩 목지수 대표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일본의 목욕 문화를 서로 공유하는 한편, 목욕을 단순한 위생 활동이 아닌 문화 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포럼에서 목지수 대표는 “부산은 동래와 해운대로 대표되는 온천 자원은 물론 목욕탕 굴뚝 같은 독특한 도시 풍경, 이태리타월과 자동 등밀이 기계를 개발한 생활사까지 독특한 목욕문화를 보유한 도시”라며 “이를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부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센토토마치의 활동가 사몬지 마사야는 “늘 한국 목욕 문화에 관심이 있었지만 자세히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의 목욕 문화가 오랜 교류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돼 뜻 깊다. 앞으로도 목욕을 매개로 한 교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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