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쇼크’ 독일···전후 최저 출생에 ‘유럽 경제 엔진’ 흔들

지난해 독일의 출생아 수가 1946년 전후 기록 집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하면서 장기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신생아 수는 약 65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1946년 전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자는 약 101만명으로, 출생아보다 약 35만2000명 많았다. 출생과 사망 인구 간 격차 역시 전후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정부 당시 가족수당 확대, 육아 지원 정책 등 영향으로 출생아 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해 2021년까지 연간 80만명 안팎을 유지하며 3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며 최근 4년 연속 출생률 하락이 이어졌다. 현재 독일의 합계출생률(15~49세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35명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방통계청은 출생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30~39세 인구 감소와 여성들의 출산 감소를 지목했다. 현재 독일의 30~39세 인구는 과거보다 현저히 적은 데, 이는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동독 지역에서 출산율이 급감하고 실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연방통계청은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출생률 감소 폭은 동독 지역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서독 지역의 출생률은 3.2% 감소한 반면, 동독 5개 주는 4.5% 감소했다.
독일의 인구 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연방통계청은 독일 인구가 2050년까지 2025년 대비 약 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5년에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67세 이상 고령층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는 독일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며 경기 침체를 겪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쟁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민간 소비 부진, 수출 감소 등이 추가 악재로 꼽힌다.
퇴직자 증가에 따른 연금 재정 압박도 심각하다. 독일 연금 체계는 현역 노동자들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연방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독일 투자은행 데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울리히 카터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록적인 저출생은 앞으로 수십 년간 독일이 직면할 거대한 도전을 보여준다”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실제 영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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