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역전… 이젠 사람이 집 기다린다

이시은 2026. 4. 2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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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매물 1만2335건… 6% 수준
재건축·재개발 지역 경향 ‘뚜렷’
“실수요자 ‘주거 사다리’ 없어져”

최근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수원시 영통구 한 아파트 단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전세 임차인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26.4.2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전세 임차인 대기 중’.

수원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외벽에 붙은 문구다. 대단지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이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전세 매물은 증발됐다”며 “대기 중인 임차인만 7명”이라고 말했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도 내 전세 매물은 1만2천335건으로, 총 매물(19만6천359건)의 6%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도내 전세 매물이 2만6천38건(11%)이었고, 지난 2024년 3만6천897건(17%)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해 전세 매물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수원 영통구를 비롯해 리모델링·재건축·재개발이 추진되는 단지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거주자들이 당장 이주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중되는 것이다.

수원 벽적골 두산우성한신아파트는 오는 6월 리모델링 이주 공고가 게시될 예정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리모델링 확정 공고가 나면 전세 매물이 더 귀해질 것이고 가격 오름세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돼 몇 개월 전부터 미리 임장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이주 공고가 나면 전세 매물이 증발할 것”이라며 “그 전에 집을 알아보는 게 좋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전세 매물을 구하다가 매매로 선회하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손모씨는 “전셋집을 찾다가 결국에는 조금 더 대출을 받아 적정 가격대의 집을 매매하기로 결심했다”며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도 같이 뛸 것이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세 대란이 이어지면서 중개업소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에는 전세 매물이 나와도 별도 광고를 띄우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미리 연락준 사람이나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만 매물이 나왔다고 따로 귀띔해주는 방식인데 어차피 팔리는 매물이라 공동중개까지 하며 중개사간 수수료를 나눠가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했는데 신혼부부나 1인가구 등 전세를 선호하던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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