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수조차 모르고 5부제 강행 ‘논란’
기초적인 통계 자료 부실 속 시행률 18% 그쳐

경남도가 도내 18개 시군별 공영주차장이 몇 곳인지조차 모른 채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 대책으로 도입된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가 경남에서는 안이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8일부터 전국 공영주차장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설치·운영하는 노상주차장·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 곳(100만 면)이 대상이다. 유류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모든 공영주차장이 일괄 적용 대상은 아니다. 전통시장이나 관광지 주변처럼 지역 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환승주차장처럼 대중교통 이용과 직결된 시설, 그리고 교통량이 적어 제도 효과가 크지 않은 지역 등은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여기에 각 공공기관장이 5부제 도입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곳도 예외로 인정된다.

문제는 단순히 시행률이 낮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처음부터 도내 공영주차장 수 집계 자체가 부정확해 정책 추진이 매끄럽지 않다. 창원시 사례가 대표적이다. 창원시는 지난 2~3월 5개 구(마산회원구·마산합포구·성산구·의창구·진해구) 대상 공영주차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그 수가 전체 1071개소라고 밝혔다. 반면 경남도 교통정책과는 <경남도민일보> 질의에 창원 지역 공영주차장 수가 444개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더니 뒤늦게 노상·부설 공영주차장 등을 뺀 노외주차장이 444개소이고, 총괄적인 수는 알지 못한다고 말을 바꿨다. 또한 도는 경남 전체 공영주차장을 1910개소로 봤다가, 3274개소(노상주차장 1364개소·노외주차장 1910개소)로 정정했다.
이 같은 혼선은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현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영주차장 규모를 모르는 상태에서 5부제 적용 대상을 산정하고 시행 계획을 세웠다면, 정책 완성도는 애초부터 낮을 수밖에 없다.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간 통계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서 정책 신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추가로 더 5부제 시행이 가능한 곳이 있는데도 도입하지 못하는 주차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정책 총괄 부서에서 기본적인 통계조차 안 갖추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면서 "다른 정책 수립 전반에도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공영주차장 태양광 의무화 사업과 연결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며 "전체 공영주차장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치 대상 규모와 예상 발전량조차 가늠하지 못한다면 정책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공공기관 2부제나 공영주차장 5부제보다 더 장기적이고 중요한 사업인데, 도는 시군에서 받은 자료를 단순 취합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전체 공영주차장 수를 파악하지 못한 이유로 애초에 '노외 공영주차장'만 관리해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노상·부설 등까지 포함한 전체 공영주차장 통계는 원래 관리 대상이 아니었고, 기존 관련 자료도 세분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도 교통정책과는 "주차장 업무가 시군 고유 사무인 만큼, 도는 국토부 요청에 따라 시군에서 동일 양식으로 자료를 받아 자료를 취합했다"며 "이 과정에서도 공영은 노외 중심으로만 집계했고, 도 전체 주차장 13만 5895개소 중 공영주차장 유형별 세부 데이터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주차장 수도 모르면서 5부제를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지적에는 "시군에서 유료 공영주차장 현황 자료를 별도로 받아 시행 중이므로, 대상 누락은 없다"며 "실제 시행 대상은 모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 에너지산업과는 "경남도는 교통 열악 지역이 많아 이동 불편, 민생 영향 등으로 광역시에 비해 5부제 시행률이 낮다"며 "차가 없으면 이동이 안 되는 지역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