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에스코바르의 하마, 2백마리까지 늘어…인도 재벌 “내가 보호”

윤연정 기자 2026. 4. 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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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남긴 '콜롬비아 하마'의 처리를 두고 인도 재벌가가 이들을 자국 대형 동물 보호시설로 옮겨 보호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2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 등에 따르면 아시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가 콜롬비아 정부에 에스코바르가 남긴 하마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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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코바르 사망 이후 하마들 야생으로 풀려나
콜롬비아 푸에르토 트리운포에 있는 아시엔다 나폴레스 공원의 석호에 하마들이 떠 있다. 이곳은 과거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개인 소유지였다. AP 연합뉴스

과거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남긴 ‘콜롬비아 하마’의 처리를 두고 인도 재벌가가 이들을 자국 대형 동물 보호시설로 옮겨 보호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2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 등에 따르면 아시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가 콜롬비아 정부에 에스코바르가 남긴 하마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콜롬비아 정부에 “이 80마리 하마는 자신이 어디에서 태어날지 선택하지 않았고, 지금 처한 상황을 이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이들을 자신의 동물 보호 시설인 반타라로 “안전하고 과학적 관리에 기반한 이전”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콜롬비아 하마는 에스코바르가 1980년대 자신의 농장에 개인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면서 들어온 외래종으로 처음에는 4마리만 있었다. 1993년 에스코바르 사망 이후 카르텔이 무너지면서 하마가 야생으로 풀려났고, 현재 200마리 안팎으로 급증했다. 야생 하마는 아프리카에만 존재하지만, 덥고 습한 콜롬비아 환경과 잘 맞아 빠르게 번식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달 초 하마 급증에 따른 지역사회 피해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올해 하반기 하마들 가운데 일부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하마들은 거대한 배설물로 수질을 오염시키고 카이만 악어 등 토착종을 서식지에서 내쫓아내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왔다.

이들은 에스코바르의 옛 농장에서 약 96㎞ 떨어진 마그달레나강 유역에서도 목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적이 없는 데다 먹이가 풍부해 매년 개체 수가 9.6%씩 늘고 있다.

2024년 7월10일 인도 전통 결혼축하 행사인 ‘산기트’에 아난트 암바니(왼쪽)가 아내 라드히카 머천트와 손잡고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살처분 위기에 놓인 콜롬비아 하마를 구조하겠다는 인도 재벌가 아들 암바니는 인도에 대형 동물 구조시설 ‘반타라’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반타라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있는 약 3000에이커(약 12.14㎢) 규모의 시설로, 코끼리 수백마리와 곰 50마리, 호랑이 160마리, 사자 200마리, 표범 250마리, 악어 900마리 등 15만 마리가 넘는 구조 동물을 수용하고 있다. 반타라는 스스로를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 구조·보호·보전 센터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지난해 이 시설이 동물을 불법 수입하고 멸종 위기종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가 착수되기도 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대규모 동물 수용 방식에 대해 오랫동안 우려를 제기해 왔고, 이 시설이 사실상 개인 동물원처럼 운영되고 있으며, 야생으로의 방사 계획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암바니 가문은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인도 대법원도 반타라가 법적·윤리적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암바니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반타라는 콜롬비아의 조건에 따라 (안전한 이송) 작업을 지원할 전문성, 인프라, 의지를 갖추고 있다”며 “하마들은 살아 있는, 감정을 가진 존재다. 안전하고 인도적인 해결책으로 이들을 구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시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암바니는 에너지·유통·통신 등에 주력하고 있는 인도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 아들로 2024년 7월 초호화 결혼식을 열어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등이 참석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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