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사령관의 “킬 웹 통합”, 위험한 발상이다

한겨레 2026. 4. 29. 18: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군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는 데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번엔 미국과 한국·일본·필리핀의 정보·지휘 시스템을 하나의 '킬 웹'으로 통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29일치 일본 재팬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 역량을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런 (상호) 보완적인 능력을 킬 웹으로 연결해 합동, 연합, 전 영역의 효과를 확보해야 한다"며 "어떤 동맹도 고립된 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13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연설하고 있다. 주한미군 누리집

우리 군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주는 데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번엔 미국과 한국·일본·필리핀의 정보·지휘 시스템을 하나의 ‘킬 웹’으로 통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한국군이 포착한 목표물을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이 추적하고, 미군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타격하는 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된다. 동시에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선 우리는 전략적 자율성을 상당 부분 제약당한 채 원치 않는 군사 분쟁에 말려드는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고 군사적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구상을 그만 접고, 현실의 지평 위에 서서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기 바란다.

브런슨 사령관은 29일치 일본 재팬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 역량을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런 (상호) 보완적인 능력을 킬 웹으로 연결해 합동, 연합, 전 영역의 효과를 확보해야 한다”며 “어떤 동맹도 고립된 채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킬 웹은 우리가 군사적 목표물을 탐지하고 확인·추적해 타격 결정을 내릴 때 따르는 ‘킬 체인’이란 단선적인 판단 과정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에 따르면,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거미줄같이 촘촘히 연결한 뒤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즉,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연합)이 가진 육해공(합동)과 우주·사이버(전 영역)의 모든 역량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최대한 활용하자는 얘기를 한 것이다.

이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한국·일본·필리핀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하나의 집단안보의 틀 안에서 각국의 정보 수집과 지휘 통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일본은 평화헌법을 개정해야 하고, 우리도 일본·필리핀과의 군사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동중국해(대만)의 중-일 갈등은 물론 남중국해의 중-필 갈등까지 우리가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안보 현안이 되는 것이다. 한·일이 북한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만도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음을 생각해보면, 당장 실현하긴 불가능한 구상임을 알 수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금까지 동맹의 복잡한 사정은 살피지 않고 미국의 ‘군사적 이익’만을 중시하는 발언을 거듭해왔다. 이 구상의 배경에도 미-중이 격돌하는 제1열도선의 방위 책임을 동맹들에 떠넘기려는 속셈이 있어 보인다. 우리 국익에 따라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