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보도, 판세 전달보다 정책 검증을”

부산일보(대표이사 사장 손영신)와 부산일보 독자위원회(위원장 이성근)는 지난 28일 부산일보 본사 4층 회의실에서 제6기 독자위원회 발대식과 지면 평가 회의를 열었다.
부산일보는 학계·경제계·법조계·문화예술계 등 지역 오피니언 리더 10명을 독자위원으로 위촉했으며, 이성근 이샘병원 병원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이날 회의에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이화행(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부위원장, 곽성욱(시리즈벤처스 대표), 김동현(창성종합건설 대표), 남영희(부산문화회관 공연예술본부장), 백윤서(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 과장), 이현주(경성대 글로컬사업단 교수), 장덕현(부산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최재원(법무법인 시우 부산 대표 변호사) 위원이 참석했다.
이성근 위원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시는 분들과 함께해 기쁘다”며 “시민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손영신 사장은 “다양한 시선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해 달라”며 “보완해서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직접 인용 중심 기사 지양해야
-‘민주, 경북 빼고 다 우세…국힘 “보수 결집 시동”’(4월 27일 자 1면) 등 최근 선거 보도는 여론조사 결과 중심의 판세 전달에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 선거 흐름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독자에게 결과가 이미 기울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여론조사 보도는 표본오차와 신뢰도 제시를 포함해 기본 요건을 갖추고, 정책과 공약 검증 중심으로 확장해야 한다.
-‘반격의 박형준, ‘전재수 대세론’ 넘을 수 있을까’(4월 27일 자 3면)의 ‘대세론’ 표현은 객관적 근거를 기사에서 찾기 힘들다. 제목과 표현에 더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말 잘 듣는 시장보다 요구하고 쟁취하는 시장 필요’(4월 28일 자 3면) 등 직접 인용 중심 기사는 지양하고, 검증을 거친 중립적 표현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또한 취재원을 미제시하거나 불명확하게 쓰는 경우가 있다. 적확한 취재원 발굴로 신뢰를 높여야 한다. ‘공중전’ ‘반격’ 등 군사·스포츠 용어 사용도 반복된다. 선거를 승패 중심의 대결 구도로만 소비하기보다 민주주의 과정으로 풀어내는 언어 선택이 필요하다.
■ 지역경제 보도, 구조 분석 필요
-‘“더는 못 버텨” 부산 자영업자 8만 명 눈물의 철수’ ‘적자·대출 악순환 “문 닫아도 열어도 빚더미 굴레”’(4월 14일 자 1·2면)는 현장의 절박함을 잘 전달한 좋은 기사였다. 다만 부산 자영업이 왜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지에 대한 구조적 설명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자영업 폐업 문제가 개인의 실패로만 비치지 않도록, 업종별·지역별 데이터 분석과 함께 폐업 이후의 삶까지 이어지는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한다. 재취업 경로, 업종 이동, 정책 효과 등을 연결해 보여주면 좋겠다.
-‘건설사 주도 부산 재개발, 도시 균형·미분양 위험 초래’(4월 15일 자 14면)는 도시가 아파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잘 짚었다. 재개발 사업은 조합, 시행사, 금융, 공공 등 다양한 주체가 얽혀 있는 만큼 실제 사업성 구조와 대안 모델까지 함께 제시하면 독자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떠난 이에게’ 기획 신선
-새롭게 기획한 ‘떠난 이에게’(3월 25일 자 20면 등) 코너는 지면에 신선한 변화가 됐다. 남아 있는 사람이 떠난 이의 삶을 서사로 풀어내는 방식은 기존 기사 문법에서 보기 드문 시도라 인상 깊었다.
-‘이번 주에 뭐 볼까’ 코너를 통해 지역의 전시·공연 소개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나, 그 외 다른 장르에 대한 소개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다. 장르 간 균형과 기사 간 깊이 편차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 사업 계약 연기와 같은 주요 문화 현안이 문화면이 아닌 종합면에서 다뤄져 아쉬웠다. 지역 문화 정책과 직결된 이슈인 만큼, 배경과 파장, 의미를 짚는 심층 보도가 문화면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문화면은 정책 비평과 담론 형성까지 역할을 넓혀야 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승패 없는 운동회’(4월 27일 자 2면)는 교육의 본질과 방향을 고민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교사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은 구성도 인상적이었다.
-'정신건강 취약 청년에 정신과 첫 진료비 지원'(3월 31일 자 18면)은 정보 전달을 넘어 정책의 의미를 짚어,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 중심 접근을 보여줬다.
■ 현장 밀착 기획 많아졌으면
-현장에 밀착한 콘텐츠는 지역 언론의 강점이다. 지역 인프라, 공공서비스 접근성, 인구 문제 등 생활과 직결된 의제를 데이터와 현장 취재로 깊이 있게 풀어내면 어떨까 싶다.
-부산일보 홈페이지에서 경제·해양 카테고리 분리, 외국인 접근성 개선도 검토해볼 만하다.
-‘HMM 육상노조, 최원혁 대표 고소’(4월 8일 자 14면) 등 HMM 관련 기사에서 지역 현안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지역 입장을 반영하되 객관적인 시선은 유지하면 좋겠다.
-법률 기사 등 전문 분야에서 어려운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보인다. 용어 설명을 쉽게 풀이해 주면 독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부산 의료인 뜻 모아…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사랑의 의사회 출범’(4월 28일 자 18면) 기사는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민간 노력을 조명해 눈길이 갔다. 장기려 박사와 이태석 신부에서 이어지는 헌신의 의료 흐름을 보여줘 공공적 가치가 두드러졌다.
■ 김마선 편집국장 답변
최근 들어 6·3 지방선거, 미국·이란 전쟁, 해양수도 등 빅 이슈가 많다. 해당 이슈를 공정하고 골고루 다루면서도 그 틈에 사회적 약자들, 지역 이슈, 서민들의 삶이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또 독자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지면과 웹에 이런저런 변화를 꾀한다. 경제, 문화 등 분야별 현안에 대한 심층성은 계속 높이겠다.
지방선거에서 부울경은 전국적 관심 지역이다. 후보들의 말과 움직임, 여론 변화에 더 민감하다. 그런 현실과, 또 ‘마감’이라고 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 이와 별도로 선거가 지역 현안을 공론화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도 병행하고 있다.
정리=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