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초대형 유조선, 호르무즈 첫 통과 … 韓선박 26척은 기약없이 발묶여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김혜순 기자(hskim@mk.co.kr) 2026. 4. 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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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일본 정유사 소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28일(현지시간)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 전쟁 이후 일본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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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통행료 지불없이 협상 성과
다카이치 "추가 통과도 요청"
靑은 "선박통과 방안 모색중"

이란 전쟁 여파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일본 정유사 소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28일(현지시간) 해협을 통과했다. 이란 전쟁 이후 일본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협상한 결과"라며 "통항료는 내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코산의 자회사가 운용하는 파나마 선적 유조선 이데미쓰마루호가 원유 약 200만배럴을 싣고 페르시아만을 출발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29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란과 일본의 우호 관계가 이번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대사관은 1953년 있었던 닛쇼마루호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이란은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뒤 기존 이권을 잃은 영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원유 수출길이 막힌 상태였다.

전후 복구 과정에 있던 일본은 안정적인 원유 확보가 절실했고, 이에 이데미쓰코산은 영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유조선 닛쇼마루호를 이란에 보내 원유를 직접 들여왔다. 이번에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이데미쓰마루호 역시 이데미쓰코산 계열 선박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9일 오후 자신의 X 계정에 글을 올려 "다른 일본 관련 선박을 비롯해 모든 국가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이란 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해 이란 측에 돈을 지불하는 행위를 제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홈페이지에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이란 정부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직간접적으로 돈을 내는 것은 미국 금융기관을 포함한 미국인 또는 미국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외국 법인에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지불을 할 경우 비미국인도 상당한 제재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한국 선박 26척은 여전히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 선박이 통항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며 "종전협상이 타결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돼 통항의 자유가 전면적으로 보장되는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제 규범 안에서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에 대해 자유로운 항행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 같은 입장하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소통하며 협의 중"이라면서, 우리 국적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물밑 논의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오수현 기자 /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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