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이세돌이 던진 돌 …'AI 시대' 디딤돌 됐다
알파고 허 찔렀던 이세돌 묘수
허사비스 "인간만의 직관 상징
오늘날 AI는 여기서부터 시작"
반도체·로봇 공학 뛰어난 한국
AI황금기 주도할 국가로 꼽아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인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마주 앉았다. 알파고와 이 9단의 '세기의 대국' 이후 10년 만이다.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허사비스 CEO는 "현재 AI 시대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이 대국이 많은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 9단 역시 "대국 이후부터 허사비스 CEO의 소식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고 화답했다.
당시 대국은 알파고가 4승1패로 승리를 거뒀지만, 이 9단의 1승은 인류에게 귀한 메시지를 남겼다는 게 허사비스 CEO의 생각이다. 그는 "당시 이 9단의 78수는 인간의 직관을 상징한다"며 "미래는 인간의 직관과 기술의 파트너십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앞으로는 AI로 인해 인간이 생각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 AI로 인류의 황금기 맞을 것
허사비스 CEO의 말처럼 대국 이후 AI는 그야말로 비약적인 진보를 이뤄냈다. 2022년 '챗GPT'가 출시되고, 이듬해 구글 '제미나이'가 공개됐다. 2024년 허사비스 CEO는 단백질 구조를 파악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과거 박사과정 학생 한 명이 5년 동안 단백질 하나를 분석했다면, 알파폴드는 1년 만에 단백질 2억개의 구조를 분석해 인류에게 무료로 공급했다"며 "향후 10년간은 AI를 활용한 인류가 번영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과학자와 의료진 역량을 극대화하는 핵심 동력으로서 인류의 핵심 과제인 난치병과 기후변화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 르네상스'를 이끌 선두 국가로는 대한민국을 꼽았다. AI 인프라스트럭처 기반이 되는 반도체 역량과 로봇공학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허사비스 CEO는 "한국은 기술을 탐구하고 수용하는 데 매우 앞서 나가는 국가"라며 "AI를 행정 업무나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로 활용해 더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존 교육과 AI 교육 병행해야
AI 혁명의 시대 자녀 교육에 혼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기존 교육은 그대로 진행하되, AI와 같은 혁신 기술에 대한 접근도 허용하라는 것이다. 허사비스 CEO는 "예전에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이 나왔을 때에도 부모들은 자녀에게 이런 도구를 사용하게 해도 될지 혼란스러워했다"며 "그러나 내가 AI를 배울 수 있었던 건 이 같은 새로운 기술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세대에게 수학과 과학 같은 전통적인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을 하되, AI 도구를 활용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허사비스 CEO는 현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10분간 대국을 펼쳤다. 허사비스 CEO가 흑을 잡고 정선 치수로 진행됐다. 정선은 실력 차이가 있을 때 약자가 흑을 잡고 먼저 두는 방식이다. 기념 대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사비스 CEO는 마른침을 삼키고 코를 쓰다듬으며 3분이 넘도록 장고를 거듭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9단은 거침없이 응수하며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대국 직후 신 9단은 "알파고의 아버지답게 AI다운 기법을 갖고 계셔서 잠시 방심한 사이에 프로 시합인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 국내 주요기업 임원들과 회동
한편 이날 구글 딥마인드와 국내 주요 기업 임원진의 회동도 진행됐다.
본행사에 앞서 카림 아유브 구글 딥마인드 AI 기술전략 부문 총괄(부사장)을 포함한 구글 본사 임직원 20여 명은 '2026 리더스 AI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 정석근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장, 케빈 조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 이준영 야놀자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대표, 김세웅 카카오 AI시너지 부사장, 허서홍 GS리테일 사장, 윤상현 CJ ENM 대표, 박민준 뤼튼AX 대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영운 기자 /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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