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없는데 차량 부제 겹친 ‘100만 대도시’···버스 정류장마다 ‘환승지옥’[현장]
“20분이면 도착할 걸 버스 환승해서 50분”
“출퇴근 시간에 배차 간격 25분” 불만 속출
일괄적 차량 부제 ‘지역 현실과 괴리’ 지적

경남 창원남산공원환승센터에는 지난 14일 오전 환승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이 환승센터는 창원과 김해를 오가는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류장이다. 김해에 사는 A씨(50대)는 “창원까지 오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회사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20분이나 기다리고 있다”며 “길거리에서 시간을 많이 허비한다”고 말했다.
창원시청·경남도청·경남교육청 등 행정 기관이 밀집한 창원 성산구 일대 정류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진해구에 사는 공무원 B씨(30대)는 승용차로 2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50분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B씨는 “환승도 해야 하는데, 버스배차 간격이 25분 이상이나 된다.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로 정부가 공공부문·공영주차장 차량 2·5부제를 시행 중이지만,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현실과 괴리가 큰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차량 부제는 ‘대중교통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창원(101만명·등록외국인 포함)은 인구 100만명 이상인 전국 5개 특례시(경기 화성·수원·용인·고양, 경남 창원) 중 지하철이나 경전철 등 궤도 교통수단이 없는 유일한 도시다. 서울·부산·대구처럼 지하철이 차량 부제의 충격을 분산해 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자차 운행 대신 시내버스나 통근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곽 지역 거주자들에게는 이마저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는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6개월간 최대 30%로 상향하기로 했지만, 이또한 지방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정책이라는 반응이 많다.
환경단체 ‘기후정치바람’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이 최근 발표한 ‘대중교통 이용 빈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보면, 경남 지역 K패스 이용 경험률은 27.7%(창원 33.1% 포함)로 전국 평균(32.7%)을 밑돌았다. 부산(42.9%), 경기(41.3%), 서울(36.9%) 등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경남도민 중 46.8%는 현재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37.0%에 불과하다. 철도망 부재는 물론, 시군 간 이동의 핵심인 시외버스가 환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터미널 하차 후 시내버스로의 환승 연계마저 ‘낙제점’ 수준이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가장 시급한 대안으로 시군 간 광역 순환버스 노선 확충(36.5%)과 수요응답형 버스(DRT) 신설(24.1%), 철도노선 확정(18.2%)) 등을 꼽았으며, 사후적인 비용 환급보다 ‘탈 거리’ 자체를 확보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 관계자는 “내년 부산 부전~창원 마산간 전철이 개통되면 이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창원의 경우, 대중교통 다변화 등 중장기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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