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공채 줄이는 日…경력채용 50% 첫 돌파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6. 4. 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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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1270개 기업 설문
AI 등장으로 사업 전문화 가속
인재 키워 쓰던 전통방식 대신
즉시 투입할 전력 확보에 집중
추천채용·퇴직자 재고용 확대
평생직장·연공서열 사라지며
이직 희망자 6년새 20% 증가

일본 2위 통신사업자인 KDDI가 2026년(2026년 4월~2027년 3월)에 경력 직원을 전년 대비 60% 늘린 350여 명을 뽑을 계획이다. 히타치제작소도 30% 확대한 1100여 명의 경력직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등 분야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전문 인재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대학 졸업생을 뽑아 장기 연수를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일본의 전통적인 채용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 올해 구인 계획을 밝힌 기업 가운데 경력직 채용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까지 집계한 2026년 구인 계획 조사에 따르면 경력직(중도 채용) 고용 인원은 2025년 대비 9.6% 증가한 14만6161명을 기록했다.

고졸 등을 포함한 신입 채용 계획은 5.4% 증가한 14만4614명에 그쳤다. 아직 계획 단계이기는 하지만 전체 채용 인원 중에서 경력직 비중이 전체의 50.3%를 기록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즉시 전력 확보'를 꼽은 기업이 80%에 달했다. 이 밖에 '신입만으로는 필요 인원 확보가 어렵다'(46.1%), '기존 사업 확대'(42.1%) 등이 거론됐다.

닛케이는 "사업이 고도화·세분화되면서 신입 채용을 통해 제너럴리스트를 육성하는 것만으로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충원하기 어려워졌다"며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을 전제로 한 구인 방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력직 채용이 늘면서 구인 방식도 다변화되는 분위기다.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직원이 지인이나 친구를 추천하는 제도를 도입한 기업이 62.4%에 달했다. 또 퇴직자 재고용제를 채택한 기업도 전년 대비 5%포인트 증가한 42%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졸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8.3% 늘어난 12만5209명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3.2%포인트 둔화하면서 5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졸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7.2%포인트 늘어난 28.8%에 달했다.

보수적인 구인 문화를 유지했던 일본에 경력직 채용 바람이 부는 배경에는 AI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입 사원이 하는 단순 업무는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 대신 특정 기술이나 경험을 갖춘 인재를 외부에서 채용해 빠르게 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종신고용을 전제로 하지 않는 직업의식이 확산되면서 이직을 통해 자기 능력을 검증받고, 연봉을 높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이직 희망자는 2025년 4분기에 1045만명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한편 계속되는 인력난에 올해 대졸 신입 사원 초임을 30만엔(약 280만원) 이상으로 올린 회사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닛케이가 2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올해 대졸 신입 사원 초임 월급을 30만엔 이상으로 책정한 곳은 245개사로 작년보다 90% 늘었다.

올해 새롭게 대졸 신입사원 초봉이 30만엔 이상이 된 기업 중에는 건설업이 19개사로 가장 많았다. 또 대졸 신입사원 초봉 평균도 26만7220엔(약 25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월급을 작년보다 10% 이상 인상한 기업은 149곳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초임 인상 이유(복수 응답)로 '인재 확보'(84.9%)를 가장 많이 꼽았고 '물가 상승 대응'이라고 답한 비율도 60%에 달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초임 월급 1위는 업무용 결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페이먼트로 60만엔(약 555만원)에 달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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