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선박
배경훈 부총리, 기업 간담회
HD한국조선·한화오션·삼성重
원자력硏 등 민관합동 추진단
"조선·원자력 경쟁력 다 갖춘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시장"

소형모듈원전(SMR) 선박에 관한 국제 논의가 올해부터 본격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SMR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손잡고 2035년까지 SMR 선박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열린 'SMR 선박 기업 간담회'에서 "조선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SMR을 빠르게 도입해야 한다"며 "민관이 힘을 합쳐 조속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 손영창 한화오션 부사장, 장광필 HD한국조선해양 부사장과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김형대 경희대 교수 등은 '민관 합동 SMR 선박 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K문샷 프로젝트' 12대 미션 중 하나로 'SMR 선박 조기 실현'을 내걸고 2035년까지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가 이처럼 서두르는 건 선박의 탄소 배출 감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2028년부터 모든 선박에 탄소세를 부과할 예정이고 2035년까지 해운업계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43% 감축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SMR 선박은 핵연료를 한 번 장전하면 20년 이상 사용한다. 영국 로이드선급협회에 따르면 원자력 선박 한 척당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 효율성과 연료 비용, 탄소배출권 가격 등을 더한 결과다.
IMO 해사안전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원자력 추진선 관련 코드를 재정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SMR 선박은 핵연료를 싣고 다니기 때문에 국제법상 민감한데, 관련 규제 틀을 마련해 SMR 선박 도입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SMR 모델 중에서 선박용으로 적합한 것은 '용융염원자로(MSR)'다. 핵연료인 우라늄을 고온에서 용융염에 녹여 액체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액체 형태 우라늄이 원자로 내부를 순환하면서 핵분열을 일으키고 열을 발생시킨다.
중국은 한발 앞서 '2035년 MSR 선박 건조'를 목표로 내걸었다. 우리 정부가 2035년 착수라는 목표를 내놓은 것 역시 중국에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조치다. 2029년까지 MSR 기본 설계를 완료하고, 2032년까지 선박 종합 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이동형 원자력연 MSR 원천기술개발사업단장은 "중국과의 속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가상 원자로 플랫폼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개발이나 인허가 단계에서 기간을 줄여줄 수 있어서다.
현재 원자력연은 삼성중공업과 함께 선박용 SMR인 '마리나'를 개발하고 있다.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의 하단부에 MSR 2기를 넣는 모델이다. 이 단장은 "일단 표준 모델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필요에 따라 조금씩 변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자로를 배에 부착하는 것 역시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원자로 주변의 통로부터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구조까지 선박 전체를 새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 부총리는 "한국은 원자력과 조선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SMR 선박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며 "K문샷 미션으로 추진되는 SMR 선박 개발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했다.
SMR 선박
소형모듈원전(SMR)을 엔진 동력으로 활용하는 차세대 무탄소 선박. 기존 선박은 화석연료를 태워 만든 증기로 엔진을 돌렸다면 SMR 선박은 원자력 발전으로 증기를 만든다.
[대전 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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