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 금지어’의 굴욕, 자유의 몸인데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니… LAD 상대 호투도 무의미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시즌 중반 롯데에 입단해 큰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최악의 부진으로 롯데 팬들의 ‘금지어’가 된 빈스 벨라스케즈(34)는 초라하게 한국을 떠난 뒤 한동안 구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미 전성기에서 내려온 투수고, KBO리그에서의 성적도 특별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진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 투수지만 이는 이미 옛말이었다. 불러주는 팀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되기 직전인 2월 초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컵스의 투수진이 꽉 차인 편은 아니라 나쁘지는 않은 계약으로 평가됐다.
그런 벨라스케즈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이뤘다. 예상대로 컵스의 투수진이 시작부터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당장 던질 투수가 필요해 급히 트리플A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던 벨라스케즈를 콜업한 것이다. 벨라스케즈로서는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2023년 이후 첫 메이저리그 투구였다.
그런 벨라스케즈는 26일 LA 다저스와 경기에 등판해 2⅓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면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트리플A 성적도 좋았고, 메이저리그 등판 기록도 좋았으니 당분간은 로스터에 머물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벨라스케즈는 ‘땜찔’용 선수였고, 등판을 마치자마자 27일 곧바로 양도선수지명(DFA)됐다.

당초 40인 로스터 선수가 아니었던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서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상황이었고, 다시 40인 로스터에서 빼기 위해서는 DFA 과정을 거쳐야 했다. 컵스는 벨라스케즈를 잃을 수도 있었다. 웨이버 절차에 의해 다른 팀에서 벨라스케즈의 계약을 인수한다면 이적해야 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냉정한 시장의 현실만 확인했다. 벨라스케즈를 웨이버 클레임한 팀은 하나도 없었다. 29개 팀 모두가 포기했고, 벨라스케즈도 FA 자격을 선언하지 않고 결국 컵스 조직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컵스는 29일 웨이버 절차를 통과한 벨라스케즈를 다시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아이오와 컵스에 배정했다.
벨라스케즈로서는 다른 팀에서 부름을 받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게 어쩌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면 설사 트리플A로 내려가도 향후 메이저리그 팀 콜업에 유리한 고지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원하는 팀이 없었고, 컵스에서 다시 메이저리그 콜업에 도전한다. 이 또한 지루한 과정이 될 수 있고, 어쩌면 지난 콜업처럼 상당 부분 운도 따라줘야 한다.

벨라스케즈는 올해 트리플A 4경기(선발 3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3.71, 피안타율 0.210,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29를 기록했다.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는 양상이었다. 다만 구속 저하는 확실하다. 올해 다저스와 등판 당시에도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1.3마일(146.9㎞)에 그쳤다. 제구력이 좋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선호하는 유형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
다만 컵스 계투진에 여전히 불안감이 있고, 벨라스케즈는 조금 더 익숙한 팀에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전성기만한 구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노련미가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펑크난 부위를 단기적으로 메우기는 나쁘지 않은 베테랑이다. 컵스도 그래서 벨라스케즈를 계속 데리고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향후에도 한 번은 더 콜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벨라스케즈는 올해가 사실상 메이저리그 마지막 도전일 수도 있다. 2015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벨라스케즈는 필라델피아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2경기에 나갔는데 144경기가 선발 등판인 베테랑 투수다. 그러나 2024년 팔꿈치 수술로 1년을 날렸고, 2025년에는 트리플A에서 한국에서 뛰며 메이저리그와 거리가 있었다. 점차 잊히는 투수가 되는 가운데, 올해 극적인 반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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