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항공승무원 해외근로소득 비과세, 20년째 부동… “현실 반영해야”

제갈민 기자 2026. 4. 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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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승무원의 국외근로소득 비과세 기준이 2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꼬집으면서 현재의 산업환경을 반영해 비과세 한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 관심이 쏠린다.

국외근로소득 비과세는 해외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받는 보수 중 일정 금액이 소득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제도다. 이는 현재 △일반 국외근로 △원양어업·선박 등 기준이 두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비과세 금액 기준이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 국외근로 대상 직종의 월간 비과세는 최대 100만원이며, 원양어업·국외항행선박·국외건설현장 등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월 500만원까지 비과세로 적용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항공기를 운항하는 운항승무원이나 객실의 안전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객실승무원은 모두 '일반 국외근로자'에 포함돼 비과세 금액은 2006년부터 월 최대 100만원으로 고정된 상태다. 동일하게 해외를 오가며 일하는 다른 직종의 비과세 기준이 월 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항공승무원의 비과세 금액은 2006년 이전까지 월 150만원이었으나 2006년 월 100만원으로 삭감됐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세수 확대를 위해 비과세 감면 범위 축소를 추진했고, 항공승무원과 해외건설현장 근로자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후 해외건설현장 근로자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다시 상향됐고, 2024년에는 원양어선·해외항행선박 근로자와 동일하게 월 500만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항공승무원 비과세 한도는 월 100만원에서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알파-K)를 비롯한 항공업계에서는 꾸준히 항공승무원 비과세 한도 상향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국내 10개 항공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지사, 한국항공협회, 한국항공운항학회, 한국항공교통학회, 한국항공보안학회, 그리고 한국항공대학교·한서대학교 총장 등 21개 항공 관련 협회와 산업계, 학회 전문가들이 '항공승무원 국외근로 비과세 형평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지지 동의서'에 서명하며 뜻을 모았다.

국내 항공업계를 이끄는 인물들이 공통된 의견을 내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항공승무원들에 대한 비과세 기준이 불합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다수의 항공업계 종사자들도 비과세 한도 차이에 대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진행한 설문에 참여한 2,891명의 항공업계 종사자(운항승무원 87.9%, 객실승무원 12.1%)들 중 대다수인 93.5% 이상은 항공승무원의 비과세 한도(100만원)가 타 직종의 국외근로비과세 한도(500만원)에 비해 크게 낮은 점에 대해 "불평등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한 98.7%에 달하는 2,853명은 항공승무원의 비과세 확대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고, 그 외에 나머지 설문 참여자들도 대부분 필요성에 공감했다. 항공승무원의 비과세 한도에 대해서는 84.3%가 월 500만원, 9.3%는 월 400만원 등 항공업계 종사자 90% 이상은 월 비과세 한도를 400만원 이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비치는 공감대가 확인됐다.

최소한 항공승무원들의 비과세 한도를 물가 인상률 정도는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임에도 20년째 100만원으로 고정한 점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항공업계의 지지 서명과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 및 정부에 항공승무원 비과세 한도 상향을 위한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쓸 방침이다. 이번 이재명 정부가 20년 묵은 항공업계의 숙원을 해결해 공정성을 확립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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