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슈퍼사이클, ‘상상 초월’…주식시장 펀더멘털 ‘굳건’”

정윤성·강윤서 기자 2026. 4. 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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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기형 與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 “중동 변수 이미 주가에 반영”
“시장의 핵심 요구는 정책 일관성…지배구조 개선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

(시사저널=정윤성·강윤서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7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 곡선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수 목표치가 8500까지도 제시되며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숨가쁘게 달려온 주식시장이 과열된 것은 아닌지, 중동전쟁의 여파는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코스피5000특별위원회'까지 띄운 여권의 정책 설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여당에서 정책통으로 꼽히는 오기형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코스피 지수가 6600선을 넘은 4월27일 인터뷰를 통해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는 흔들리지 않았다"며 "결국 앞으로도 주식시장의 핵심은 기업의 수익성"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분쟁이 촉발한 유가·환율 불안에 대해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시장이 이미 상당 부분 이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오 위원장은 "시장 참여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라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기존 밸류업 정책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도 역설했다.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역대급 호황인 현재 주식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반응 자체가 우리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AI 시대가 과한 기대인지, 아니면 실체가 있는 변화인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혁명이 농업사회에서 공업사회로 넘어가는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세계경제 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당정의 정책적 일관성에 AI 슈퍼사이클까지 겹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빠르게 강화된 것으로 본다."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안감도 공존한다.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는 변한 게 없다. 전쟁 발발 이후 핵심 변수는 유가와 환율이었다. 유가가 오르면 환율도 함께 오른다. 유가는 전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주요 기업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만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 특정 기업의 실적이 좋더라도 경제 전반을 끌어내리는 힘이 작용하면 결국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유가와 환율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인데.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그 여파와 경제적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전쟁 자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 각 부처도 단기·중기·장기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설정해 대응하고 있다. 그 대응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 공급망 확보인데, 정부는 5월 원유 필요 물량의 80%가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물론 유가 변동에서 오는 부담을 사회 각 분야가 일정 부분 나눠 감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번 추경 역시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을 정부가 신속히 부담하고, 그 책임을 국회가 뒷받침하기 위한 장치였다."

전쟁 외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는.

"현재 시장과 주가의 흐름이 보여주는 것은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이 전쟁을 일시적 이슈, 즉 결국 끝날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 분쟁의 여파는 시장이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그 충격과 변수도 일정 범위 안에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주식시장의 핵심은 기업의 수익성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의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냉소가 호기심으로, 호기심이 신뢰로"

당정의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신뢰도 높은 편이다.

"여러 핵심 포인트 중 하나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넣었는데, 이사회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면서 우량주가 한순간에 불량주로 바뀌는 행태는 그동안 고질적 문제였다. 주주에 대한 비례적 책임을 보다 분명히 하고, 주주 충실의무와 이사 선임 과정의 개선,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의 방향성에 시장이 여전히 공감하고 있다."

밸류업 정책은 윤석열 정부 때도 추진됐다.

"당시 정책 당국자들을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하는 밸류업 정책 대부분이 당신들이 하고자 했던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분들이 '얄밉지만 맞다'고 말한다. 당시에도 일본의 밸류업 사례를 참고한 점이나 정책의 방향성 자체는 적절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추진 과정이었다. 주주 충실의무 도입이 좌초됐을 때는 로비에 무너진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당시 정부 내부에서도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재계와의 소통도 쉽지 않았을 텐데.

"1~3차 상법 개정 과정에서 논쟁이 계속 있었다. 2차 상법 개정 당시에는 오히려 국내외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책 기조가 주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그 냉소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9월부터는 그 호기심이 기대감으로 전환됐고, 이후에는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기조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른바 '3000스닥(코스닥 지수 3000)'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3000스닥'은 민주당이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용어가 아니다. 그런데 그 말이 일종의 가짜뉴스처럼 확산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1~2주 만에 900선에서 1200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정작 코스닥의 펀더멘털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실질적 수익성과 비전을 갖추는 일이다. 비전이 없고, 상당 기간 수익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정리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새롭게 창업한 기업들이 들어와 경쟁과 검증을 거칠 수 있다. 그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느냐, 코스피에 상장하느냐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당정이 집중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3차 상법 개정 이후 자본시장과 관련해 무언가 대대적으로 밀어붙인다는 기조는 아니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 정책의 일관성이기 때문이다. 10년을 투자했어도 어느 날 갑자기 이사회가 결정을 뒤집어버리면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은 계속 추진될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다. 기관투자가들이 해당 기업의 비전과 전망을 평가할 역량을 갖추고, 그런 토대 위에서 기업과 소통하며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혁신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그 성과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본다. 물론 수많은 의제를 모두 법으로만 해결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시장이 스스로 관행을 쌓고 진화해 가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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