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비스 “제조·칩·인재 모두 갖춘 한국, 세계 최고 AI 리더 될 것”

김남석 2026. 4.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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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허사비스 CEO 알파고 대국 10년 만에 방한
"지난 10년, 100년 같은 발전… 이제 ‘AI 르네상스’"
윤구 사장 "삼성·카카오·LG유플러스와 전방위 협력"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데미스 허사비스(왼쪽)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이세돌 9단과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인공지능(AI) 잠재력을 극찬하고 "세계 최고 AI 리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CEO는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허사비스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만났다. 이 9단이 허사비스를 만난 것은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10년 만이다. 허사비스는 알파고 이후 10년간의 AI 발전상과 향후 10년 인류와 AI가 만들어갈 '새로운 르네상스'의 비전도 제시했다.

◇알파고 이후 10년, 인류의 난제 푸는 역할로= 허사비스는 10년 전 이세돌-알파고 대국을 회상하며 "10년 전 서울은 현대 AI 시대의 시작을 알린 곳이었다"라며 "어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동안 이루어진 발전 속도를 보면 100년은 흐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한 이후 구글 딥마인드는 생물학의 50년 난제 '단백질 구조 예측'에 집중했다. 과거엔 박사과정 학생이 평생을 바쳐야 하나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구글 딥마인드는 1년 만에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풀어냈다. 허사비스는 이 공로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의 AI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를 넘어 인류의 한계를 돌파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허사비스는 "앞으로 10~20년 안에 AI는 질병 치료, 환경 문제, 새로운 에너지원,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발견 등 믿을 수 없는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는 인류 전체의 새로운 황금기이자 르네상스를 열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사비스는 한국이 다가올 AI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할 핵심 국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부터 로보틱스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서울대·KAIST 등 훌륭한 대학과 연구기관을 갖추고 있다"며 "미래 세대가 과학의 기초를 다지고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깨친다면, 한국은 다가올 AI 시대에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 세대를 향해서는 "AI 도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올바르게 지휘하려면 수학, 과학 등 전통적인 과목에 대한 공부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와 함께 아이들이 AI 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스스로 깨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과거 이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보여준 '78수'와 같은 직관이 AI 시대에 더 강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 9단이 보여준 창의적인 한 수는 과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바로 그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AI가 발전하더라도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지휘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직관과 판단력이고, 이것이 AI와 인간이 맺어야 할 완벽한 파트너십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현실 세계로 나온 제미나이… 한국 기업과 협력 강화= 이날 행사에서는 바둑을 두던 AI가 현실 세계로 나와 물리적 로봇을 만나고,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한 '제미나이 로보틱스'도 소개됐다.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는 로봇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고차원 추론 계층 '제미나이 ER 1.6'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로봇들은 조명이나 배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지시를 수행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시각과 언어, 행동 모델을 통해 완전히 낯선 환경에서도 0.25초 만에 스스로 판단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우수한 제조 인프라를 언급하며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나믹스와의 파트너십을 언급하기도 했다. 구글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에 구글의 추론 모델을 이식해 진정한 자율성을 갖추게 했다.

구글은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 기반의 차세대 '갤럭시 XR'을 개발 중이고, 젠틀몬스터와는 AI 스마트 글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와 LG유플러스의 AI 에이전트 '익시오'에도 구글의 기술이 적용됐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통합 AI 교육 브랜드인 'AI 올림'을 론칭하고 파트너사와 스타트업, 연구진이 한곳에 모여 교류할 수 있는 물리적 거점 '구글 AI 캠퍼스'를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정부와 협력하는 'K-문샷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이 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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