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공서 등 공공기관 사칭 ‘노쇼 사기’ 30대 남성 징역형

김성현 2026. 4.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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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거점 사기 조직 가담해 '전화 유인책' 역할
가짜 납품업체로 송금 유도… 11곳서 약 5억 4000만 원 편취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부산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물품 대리구매를 빙자한 ‘노쇼 사기’를 벌인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부장판사 김현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중국인 총책의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전화 유인책’ 역할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11일~11월 17일 약 한 달간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총 5억 4157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국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지자체·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했다. A 씨는 “흡연측정기 25대를 대리 구매해 납품해달라”는 식으로 거짓 요청을 한 뒤, 피해 업체가 조직이 만든 가상의 납품업체에 연락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2선 유인책’이 업체 관계자인 척 행세하며 계약금 명목으로 조직이 관리하는 계좌에 송금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사칭 대상 기관은 전국을 가리지 않았다. 부산 북구청 재무과, 사하구청 재무과, 부산낙동강관리본부는 물론이고 전주시청 회계과, 안동시청 회계과, 서울 양천구청 재무과, 강원랜드, 한국동서발전 등 전국 각지의 공공기관을 두루 사칭했다. 대리구매를 빙자한 물품도 흡연측정기, 가스검진기, 소음측정기, 제습기, 니코틴측정기, 심장충격기 등으로 다양했다.

건별 피해 규모도 적지 않았다. 한국동서발전 직원을 사칭해 복합가스측정기 60대 대리구매를 요청한 건에서는 한 업체로부터 1억 6200만 원을 빼돌렸고, 동작구청 예산회계과 주무관을 사칭한 건에서는 단일 업체를 상대로 4차례에 걸쳐 1억 3050만 원을 편취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로서 방대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양산했다”며 “피해자가 대부분 일반 서민들이고 적발이 어려워 피해회복의 가능성이 희박하므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11명의 피해자들에 대해 5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피해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