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잉투자 우려 재부각… 오픈AI 상황 어떻길래

팽동현 2026. 4. 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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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오픈AI 매출·이용자 목표 미달"
오픈AI "낚시기사… 사업 전방위 호조"
연내 IPO 앞두고 투자 리스크 재부각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매출·사용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의 '과잉투자'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픈AI는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글로벌 증시에선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흔들리며 불안 심리가 확산됐다.

오픈AI는 28일(현지시간) 소비자와 기업 대상 사업이 모두 "전방위적으로 호조(firing on all cylinders)"라며 "내부 분위기도 매우 긍정적"이란 입장을 내놨다. 회사 측은 자사 성장세에 의문을 제기한 보도를 "낚시성 기사(prime clickbait)"라고 일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공동 성명을 내고 "가능한 한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데 완전히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둘 사이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컴퓨팅 투자 축소나 전략 수정 가능성에 대해선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오픈AI가 공식 입장까지 낸 것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파장이 컸기 때문이다. 전날 WSJ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프라이어 CFO가 "매출이 충분한 속도로 성장하지 못하면 향후 컴퓨팅 계약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다른 경영진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사진 역시 최근 수개월간 데이터센터 계약을 한층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컴퓨팅 자원 확보에 매달리는 올트먼 CEO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매출·이용자 지표 모두에서 내부 목표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오픈AI는 지난해 말까지 챗GPT 주간활성이용자(WAU) 10억명을 달성한다는 내부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여전히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은 상태다. 올해 2월 기준 9억명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통상적인 기준에선 폭발적 성장세이나 6000억달러에 달하는 컴퓨팅 지출을 정당화하기엔 부족하다.

이는 경쟁사들의 약진과도 맞물려 있다. 구글 '제미나이'가 치고 올라와 소비자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면서 지난해 연간 매출 목표를 놓쳤고, 올해 들어선 코딩 도구 등 기업용 시장에서 앤스로픽에 밀려 월간 매출 목표를 수차례 달성하지 못했다. 구독자 이탈률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벤추얼스 등 비상장주 거래 플랫폼에선 4월 중순 앤스로픽의 내재 시가총액(약 8636억달러)이 오픈AI(약 8461억달러)를 처음 추월하기도 했다.

문제는 매출 둔화 자체보다 오픈AI가 짊어진 컴퓨팅 약정 규모가 천문학적이란 점이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약 6000억달러에 이르는 컴퓨팅 지출을 약정한 상태다. 이를 감당하려면 매출이 매년 거의 두 배씩 늘어야 한다.

오픈AI는 오라클과 5년간 3000억달러 규모의 협력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엔비디아·코어위브 등 주요 인프라 공급사와도 수십~수백억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해뒀다.

오픈AI는 최근 12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단기 유동성은 확보했다. 그러나 향후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막대한 투자비용 때문에 해당 자금이 3년 내 소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달 자금 일부는 파트너와의 특정 합의 조건을 충족해야 집행되는 조건부 투자 성격이라,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1년 넘게 표류하다 직접 건립 방식에서 임대 방식으로 전면 수정되기도 했다.

기업공개(IPO) 시점을 둘러싼 경영진 시각차도 변수다. 당초 오픈AI는 연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라이어 CFO는 최근 몇 달 간 이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프라이어는 회사가 4분기 IPO를 단행할 만큼 조직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고, 2027년 상장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동료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트먼은 4분기 신청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가운데 오픈AI는 비용 절감을 위해 동영상 생성 AI '소라' 등 일부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코딩 도구 '코덱스'와 'GPT-5.5'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 조건을 개정해 매출 분배 상한을 두고, MS의 지식재산권(IP) 독점 라이선스 조항도 폐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문제 삼아 제기한 1300억달러 규모 손해배상 소송도 전날 재판에 들어가면서 오픈AI는 IPO를 앞두고 리더십·재무 정비 부담이 동시에 가중되는 모습이다.

AI 산업 전체 자본 흐름의 중심에 있던 오픈AI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그 성장 시나리오에 의존해온 기업들의 전망도 함께 흔들리는 양상이다.

전날 오픈AI 관련 주식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과도한 반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오픈AI는 소비자와 기업 양쪽에서 매우 높은 수요를 추적해왔으며 성장세가 약화됐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시장 참여자는 "현 AI 환경에서 매출 전망치 자체가 다소 자의적이며, 어떤 주요 사업자도 25~50% 오차범위 안에서 매출이나 자본지출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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