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만난 하사비스-이세돌···“AI로 새로운 르네상스” “생각 주도권 뺏겨선 안 돼”

김세훈 기자 2026. 4. 2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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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에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이세돌 사범 겸 UNIST 특임교수가 ‘알파고 10년,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알파고 대국 이후 10년 만에 이세돌 9단과 만나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논했다. AI가 바둑만큼은 인간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알파고가 보란듯 깨뜨린 지난 10년간 AI는 인류의 삶을 바꾸는 도구로 진화했다. 허사비스 CEO는 “AI가 새로운 황금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고, 이세돌은 “AI에게 생각의 주도권까지 뺏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구글코리아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를 열고 허사비스 CEO, 이 9단, 조승연 작가 3자 대담을 가졌다.

하사비스는 2016년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벌인 알파고의 개발자이자, 2024년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AI 분야 최고 석학이다. 알파고 대국은 대중들에게 AI의 존재를 알린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두 사람의 재회는 2016년 알파고 대국 이후 처음이다.

허사비스 CEO는 먼저 10년 전 열렸던 알파고와 이 9단의 대국을 ‘현대 AI의 실질적인 시작’으로 정의했다. 그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알파고의 대국을 어제 일 같기도 하고, AI 분야의 많은 진전을 고려하면 100년이 지난 것 같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AI로 인해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로 신약 개발·기후 위기·에너지 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 9단은 “원래 바둑을 창의적으로 둔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알파고 대국 이후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알파고 이후 바둑의 기초 개념까지 바뀌는 걸 보고 (2016년 당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들었다”고 말했다.

AI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 허사비스 CEO는 “인간의 창의성에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아이들은 AI를 통해 지금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새로운 게임과 앱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될 것이고, 사실상 ‘초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편 것이다.

이 9단은 “AI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AI가 ‘협업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리할 것들이 있다”면서 “AI 시대에는 인간이 생각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가 있다. 협업이 아니라 주도권을 뺏어가는 부분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AI에게만 맡기면 오히려 인간의 역할이 줄어드는 ‘인간 소외’가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이세돌 사범이 29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 호텔에서 두 사람의 사인이 적힌 바둑판 앞에 두고 손을 맞잡고 있다. 김세훈 기자

허사비스 CEO는 한국이 ‘AI 거점국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칩 생산이 가능하고, 이를 응용할 로보틱스 산업 또한 강하다”면서 “또 서울대·카이스트 등 유수의 기관들이 있다. AI 기술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알파고 대국은 AI의 잠재력과 인간 창의성이 결합 상징적 사건”이라며 “현재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제미나이 이용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자 ‘AI 퍼스트무버’ 국가”라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이날 청년·개발자·스타트업을 아우르는 AI 스킬링 브랜드 ‘AI 올림’을 발표했다. 올림은 경영인·개발자·스타트업 종사자 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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