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떨어지고, 유가 오르는데···전쟁도 합의도 없는 ‘교착’ 빠진 트럼프

김희진 기자 2026. 4. 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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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최저 지지율에 고심 깊어지는 트럼프
군사 공격? 승리 선언?…‘출구 전략’ 모색
WSJ “이란 해상봉쇄 장기화 대비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쟁도, 합의도 없는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간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부담이 커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이란 경제 압박의 고삐를 죄면서도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이란 분쟁은 금융 제재, 해상에서의 군사 압박, 협상을 위한 협상 논의가 이어지며 냉전과 유사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긴장된 교착 상태는 당분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미국이 전쟁을 재개하지도, 합의를 진전시키지도 못하는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반년 앞두고 정치·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참모 5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최대 경제적 압박의 효과를 지켜볼지, 추가 군사 공격을 감행할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참모에게 “이란 지도부에게 통하는 건 오직 폭탄뿐”이라고 말했다. 군사행동 검토를 주장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 잭 킨 전 육군 대장 등 강경파들과도 접촉하며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제재 수위를 끌어올려 이란을 최대한 압박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선 종전선언 후 핵 협상’ 제안을 두고 국가안보팀 회의를 거친 끝에 이란을 상대로 한 장기 해상 봉쇄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란의 핵 포기를 받아내기 위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는 등 이란 석유 수출과 경제를 계속 압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격을 재개하거나, 분쟁에서 손을 떼는 선택지들은 ‘봉쇄 유지’ 보다 더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봉쇄 유지는 이미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폭력 재개는 막대한 전쟁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전쟁 철수는 신속한 긴장 완화 신호로 국내 정치적 압박을 덜 수 있을지라도 이란이 핵·미사일 계획을 재건하고 중동 지역 위협이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이란 전쟁에서 철수할 경우 이란 반응 등을 예측하는 작업을 미 정보기관들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기관들은 3월 초 비슷한 분석을 수행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 선언 후 지역 내 군사력을 감축한다면 이란은 이를 자국의 승리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3D 프린트로 만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형이 호르무즈 해협이 담긴 지도 앞에 세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분석 등을 토대로 금융기관과 해운회사, 이란산 원유를 가공하는 중국 소규모 정유업체까지 제재 대상에 올리며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위해 이란 측에 통행료를 내는 행위도 금지돼있으며, 미국인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그들이 ‘붕괴 상태’에 처해있다고 알려왔다”며 대이란 봉쇄 효과를 과시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WSJ에 “봉쇄가 이란 경제를 크게 무너뜨리고 있으며, 팔리지 않는 석유를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란 정권이 미국에 새 접촉을 시도하게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적 압박 조치로 이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란 전문가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이란은 자신들이 봉쇄를 견디고 우회할 수 있는 능력이 심각한 에너지 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미국의 의지보다 더 강하다고 계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부정적 여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4%로 집권 2기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18달러로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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