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은 뉴욕, 재벌은 두바이로”… 오르반 체제 인사들 줄줄이 헝가리 탈출

김효선 기자 2026. 4. 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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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정권 교체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16년 동안 장기 집권해 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 측근과 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르반의 측근들은 미국 뉴욕으로, 재벌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거점을 옮기며 '포스트 오르반' 시대를 대비한 도피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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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정권 교체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16년 동안 장기 집권해 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 측근과 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해 5월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의장 회의에 앞서 개회 연설을 하기 위해 서 있다. /AFP

2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르반의 측근들은 미국 뉴욕으로, 재벌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거점을 옮기며 ‘포스트 오르반’ 시대를 대비한 도피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는 최근 “여러 신흥 재벌(올리가르히) 가문이 이미 헝가리를 떠났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오르반의 사위와 핵심 참모진을 겨냥해 “자녀를 학교에서 퇴학시키고 사설 경호 인력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망명 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머저르는 오르반 체제의 핵심 내부자였다가 반(反)오르반 진영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그만큼 정권 내부의 자금 흐름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안탈 로건 장관 등 정권 실세 주변 인사들이 해외로 거액을 이체한 정황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 의혹의 중심에는 오르반의 경제 참모였던 죄르지 마톨치 전 중앙은행 총재 일가가 있다. 머저르 대표는 총재의 아들 아담 마톨치가 지난 10년간 중앙은행 자금 10억 유로(약 1조7000억원) 이상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담은 이미 선거 전 두바이로 이주해 거주권을 취득한 상태다.

오르반의 사위 아슈트반 티보르츠 역시 이미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FT는 전했다. 헝가리 최고 부호이자 오르반의 오랜 친구인 로린츠 메사로시 역시 두바이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현지 언론은 메사로시가 기업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머저르 대표가 이끄는 티서당은 전체 199석 중 141석을 얻으며 개헌 가능성(3분의 2)을 훌쩍 넘겼다. 강력한 입법권을 손에 쥔 머저르 대표는 집권 즉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할 계획이다. 그는 “국가 자산을 빼돌린 인물은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대형 공공조달 계약 재검토과 반부패 기관 강화를 공언했다.

또한 UAE 등과 범죄인 인도 협의를 추진해서라도 도망친 인사들을 송환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그동안 부패 문제로 헝가리에 대한 자금 지원을 동결해 온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십억 유로의 지원금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기도 하다. 현지 정계 관계자는 “권력의 비호를 받던 자본이 가장 먼저 움직인다는 것은 오르반 체제의 수명이 다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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