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냐 조선이냐'…정부 北에 대한 호칭 공론화 시작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2026. 4. 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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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후원 학술회의에서 '조선' 호칭 논의
김남중 차관, 호칭문제 "李정부 평화공존 출발점"
호칭문제 "결코 간단하지 않아, 국민 공감대 고려"
전문가 "상호존중·관계재설정·신뢰 메시지 가능"
전문가 "국가 승인과는 달라, 헌법 틀 내 가능"
전문가 "적대성 제거 위한 이름 짓기 전환 필요"
연합뉴스


정부가 29일 북한에 대한 호칭으로 '조선'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시작했다. 한국정치학회는 이날 통일부의 후원으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를 주제로 하는 특별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학술회의 축사에서 "우리가 상대를 어떻게 부르는가는 우리가 상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또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보여주는 도구"라며 "이는 북한 체제 존중과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을 원칙으로 하는 이재명 정부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차관은 "우리는 때로 남북관계와 통일문제를 바라볼 때 감성적 접근이나 정치적 이분법에 기대어 판단하고는 한다"며 "북한을 어떻게 호칭하느냐의 문제에 있어서도 낯설음에 따른 막연한 거부감을 앞세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존재하는 객관적 실체이자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로 인식하는 자세"이며 "그래야만 보다 균형 있고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특히"불신을 키우는 언어가 아니라 긴장을 낮추고 신뢰를 만들어가는 언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상대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언어와 제도가 뒷받침될 때 대결의 악순환을 드러내고 평화적 공존의 공간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다만 "이런 호칭 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우리의 헌법적 질서, 남북관계의 특수성, 국내 법제와 국제 관행,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와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정부도 조급하지 않게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첫 발표자인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북한(조선) 공식 국호 사용"을 제언했다. 

김성경 교수는 "한국이 북한을 '조선', 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공식 호명하기 시작하는 것은 적어도 세 가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첫째 '우리는 당신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상호존중의 메시지, 둘째 '우리는 현실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의 틀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관계 재설정의 의지, 셋째 '호명의 비대칭성을 우리가 먼저 해소하고자 한다'는 선제적 신뢰구축 행위"고 말했다. 

권은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조선'이라는 공식 국호 사용이 곧 '국가 승인'은 아니라는 법적 해석을 제시하며 "국내법상 헌법 제3조(영토) 제4조(평화통일) 및 남북관계의 특수관계 틀 안에서 설계가 가능"하고 "국제법상 '정식 국호 사용'이 국가 승인 또는 외교관계 수립과 자동 연결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권 변호사는 특히 공식 국호 사용 등 "남북관계의 변화는 대통령의 선언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1960년대 당시 서독이 상당 기간 지속할 분단 '적대'의 극복과 화해협력 맥락에서 서독 중심의 동독 호칭을 포기했다"며 "상호 간 적대성 독소 제거를 위한 이름 짓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앞서 통일부는 전날인 28일 북한에 대한 호칭으로 '조선'을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론화를 거쳐 그런 부분들(호칭)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달 25일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공동 주최 학술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호칭하고, 남북관계도 한국과 조선 관계를 뜻하는 '한조관계'로 표현한 바 있다. 

정 장관이 공식석상에 북한을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호칭한 뒤 정계와 학계 등에서는 평화공존을 위해 북한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해 '조선'으로 호칭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함께 '헌법 위반'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에 대한 동조'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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