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발견한’ 명왕성을 다시 위대하게?···NASA 국장 “행성 지위 회복해야”

이정호 기자 2026. 4. 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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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
2006년 ‘왜행성’으로 재분류돼
“현재 명왕성 관련 논문 작성 중”
국제천문연맹 원칙 바뀔지 주목
재러드 아이작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15년 무인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한 명왕성 모습.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지위’ 복원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 작성에 착수했다. 명왕성은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었지만, 2006년 세계 우주 과학계의 결정으로 행성 지위에서 밀려났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명왕성을 행성으로 복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NASA가 기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이다. “어떤 천체를 행성으로 볼 것이냐”는 과학적인 논의에까지 미국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한 재러드 아이작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나는)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 만들자는 입장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리 모런 공화당 상원의원이 세계 과학계에서 명왕성이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왜소행성은 질량이나 모양새 등을 고려해 행성보다는 아래, 소행성보다는 윗단계로 분류하는 천체다. 명왕성과 함께 세레스, 에리스 등 5개 천체가 왜소행성 이름표를 달고 있다.

아이작먼 국장은 추가 답변을 통해 “우리는 과학계가 명왕성 관련 논의를 재검토하도록 제안할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명왕성 지위 회복이 단순한 개인적 바람이 아니라 NASA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 회복이 미국 의회와 NASA가 주목하는 이슈로 떠오른 데에는 정치적·사회적 이유가 있다. 명왕성이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었기 때문이다. 1930년 클라이드 톰보가 애리조나주 로웰 천문대에서 존재를 확인했다.

명왕성이 행성 지위에서 밀려난 것은 2006년이었다. 천체 종류를 판단하고, 이름을 붙이는 권한을 가진 학술단체 국제천문연맹(IAU)의 결정이었다.

당시 IAU는 명왕성이 다른 행성처럼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형태가 둥글기는 하지만 같은 궤도 내에서 압도적인 중력을 지닌 천체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지구나 화성과 달리 명왕성은 자신의 공전 궤도를 부스러기 같은 작은 천체들과 공유하기 때문에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이라고 본 것이다.

명왕성이 다시 태양계 행성이 되려면 IAU의 행성 판별 기준이 수정돼야 할 공산이 크다. NASA가 만든다는 연구 논문은 IAU와 세계 과학계를 상대로 행성 기준 변경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떤 천체를 행성으로 볼지는 전적으로 IAU 권한이다. NASA가 원한다고 명왕성의 행성 지위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명왕성과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최근 심화하고 있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변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명왕성에 대해 행성 분류 방법상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강하게 해올 경우 세계 과학계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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