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변수에 흔들리는 미중 정상회담…트럼프 5월 방중 재연기 가능성

서지연 2026. 4. 2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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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 장기화가 미중 정상외교 일정까지 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에너지 안보와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미중 정상회담 구도가 복잡하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고려해 이란 전쟁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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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發 에너지 위기·기술패권 경쟁 동시 부상
中, 대미 비판 자제하며 ‘줄타기 외교’ 지속
AI·마누스 사태로 갈등 심화…핵심 의제 부상 가능성
“성과보다 관리 회담”…제한적 합의 전망 우세
지난해 10월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국이 최근의 전쟁 국면에서 이란과 협력하며 이익을 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양 정상의 회담에 대해 불안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동 위기 장기화가 미중 정상외교 일정까지 흔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에너지 안보와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미중 정상회담 구도가 복잡하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은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추가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군사 역량이 중동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5월 중국 방문 일정 역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될 경우 방중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백악관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까지 겹치며 미국 내외의 긴장 수위도 높아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상회담 준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면서도 “절차가 즉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외교관 평가를 전했다. 트럼프식 정상외교가 전통적인 관료 중심 협상보다 ‘정상 간 직접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번 회담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의제 구조다. 과거 미중 관계를 규정하던 무역 갈등을 넘어, 에너지와 첨단기술 문제가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는 에너지 안보 문제를 전면에 끌어올렸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고려해 이란 전쟁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중동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적 역할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망 전략’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페트리샤 킴은 “이란이 중국에 휴전 보증 역할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략은 이란 등 반서방 국가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는 ‘균형 외교’에 가깝다. 난양공대 드루 톰프슨 연구원은 이를 “미국과는 실용적 공존을 모색하면서도 반서방 국가들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중국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중국 기업의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런민대 추이서우쥔 교수는 “전쟁 장기화로 중국의 위기감이 커지고 대응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기술 패권 경쟁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마누스’ 사태는 미중 간 AI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기업의 인수 시도에 대해 중국 정부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AI 기술과 인재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노골화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AI 등 첨단기술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데이비드 밀은 “AI는 이제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이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 협상에서는 보다 제한적인 의제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도 있다. 항공기 구매나 농산물 거래 등 단기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야가 우선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만 문제 역시 회담 성사 여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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