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0타수 무안타 쳐도 3할이라고? 리그 최고의 부자, ‘김태균 전설’에도 손색 없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아직 4월 일정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2026년 KBO리그 3·4월 최우수선수(MVP)는 이미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개막 후 22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이 부문 KBO리그 역대 기록을 경신한 박성한(28·SSG)이 그 주인공이다.
잘 하는 유격수였고, 인정을 받는 유격수였다. ‘3할 유격수’ 타이틀을 두 번이나 달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그렇게 치고 나갈 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잘 치는 선수이기는 했지만 안타보다는 선구안 쪽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였고,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 개막 후 22경기 연속 안타라는 기록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냥 안타 하나씩 쳐서 기록을 연장한 것도 아니었다. 나갔다 하면 멀티히트, 나갔다 하면 3출루 이상 경기가 많았다. 실제 박성한은 28일까지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458, 출루율 0.543,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189를 기록 중이다. 물론 이 기록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공산이 크지만, OPS는 유격수로서는 역대급이다.
25일과 26일 두 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실패하며 한풀 꺾이는 듯했으나,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리며 불꽃이 다시 살아났다. 1회 시작부터 왕옌청을 상대로 한화생명볼파크의 몬스터월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쳤다. 이어 5회에는 우전 안타, 7회에도 가벼운 타격으로 우전 안타를 치는 등 3안타를 때렸다.

안타 방향도 고르다. 좌측, 중앙, 우측을 가리지 않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방망이 위치와 톱포지션의 위치를 다소 낮추고 좋을 때의 타격을 분석하고 적용한 게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전에는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었다면, 최근에는 실투는 놓치지 않는 적극성까지 더해졌다. 안타가 많아진 이유다.
이미 너무 배부르게 저축을 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박성한이 앞으로 50타수 연속 무안타를 친다고 해도 타율이 3할을 넘는다. 어마어마한 일이다. 하루에 4타수 1안타씩을 기록한다고 하면 30경기가 지나도 타율이 0.343이다. 60경기가 지나도 0.310이다. 3타수 1안타나 멀티히트 경기가 중간에 조금 더 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현시점 리그 최고의 부자임은 분명하다.
이것이 불가능하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최근 타격감도 있지만 선구안이 좋은 선수라는 점도 있다. 박성한은 25경기에서 18개의 볼넷을 골랐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도 선구안만 살아 있으면 볼넷으로 타율 방어가 가능하다. 이는 전설적인 타자인 김태균(전 한화)의 2012년을 생각하게 한다. 당시 김태균은 팀이 89번째 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었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준 김태균은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최고의 타자였지만, 역시 볼넷을 많이 고르는 선수였다. 당시는 133경기 체제였던 가운데, 4사구를 92개나 얻어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인 만큼 투수들이 무리하게 승부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에 말려들지 않고 볼넷을 많이 얻어 타율 방어에 성공했었다.

김태균은 당시 시즌 첫 25경기까지 타율 0.443, 출루율 0.528, 장타율 0.625, OPS 1.153을 기록했었다. 현재 박성한은 당시 김태균보다 타율·출루율·장타율이 모두 소폭 높다. 박성한이 김태균보다 더 위대한 타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김태균은 아무래도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고, 박성한은 수비에서의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가 더 많은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올해 성적은 충분히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정작 선수는 4할 도전에 별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역대 유격수 타율 순위에서도 높은 위치에는 도전할 수 있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94년 124경기에서 타율 0.393을 기록한 이종범이다. 21세기 최고 기록이자 역대 2위 기록은 2017년 137경기에서 타율 0.370을 기록한 김선빈이 가지고 있다. 역대 출루율 1위 기록은 2014년 강정호의 0.459였다.
지금처럼 기록에 대한 별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적당한 휴식을 통해 체력을 이어 갈 수 있다면 시즌 뒤에는 타율과 출루율 측면에서 충분히 유격수 역대급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조기에 확정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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