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전쟁] 中, 메타의 마누스 인수 불허…기술 통제 강화

최경미 기자 2026. 4.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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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메타플랫폼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에 대해 '불가'를 통보하며 거래 철회를 요구했다. 중국 당국이 전략적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권한을 강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관련 첨단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동시에 중국이 자국 기술산업 창업자에 경고를 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 제공=마누스

27일(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메타에 약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의 마누스 인수를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21년 도입된 외국인 투자 안보심사 체계를 들었다. 군수 및 핵심 기술, 중요 정보기술 등이 심사 대상이며 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이미 진행된 투자라도 투자 이전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NDRC 결정과 관련해 이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문제의 핵심이 마누스의 법적 설립지나 경영진 위치가 아니라 기술, 인재 및 데이터 측면에서 중국과의 연계 정도와 해당 거래가 중국의 산업 안보와 발전 이익을 훼손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전했다. 또한 가장 큰 쟁점은 중국 엔지니어와 인프라 기반 위에서 구축된 AI 기업인 마누스가 미국 투자를 받은 이후 갑작스럽게 중국과의 관계를 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누스는 서방 국가 및 중국 AI 모델을 기반으로 복잡한 작업을 자율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도구다. 지난해 중국 국영 매체로부터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사 딥시크와 함께 중국 AI 혁신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은 바 있다. 마누스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AI를 국가 안보에 중요한 민감 분야로 보고 기술, 지식재산 및 인재의 해외 유출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마누스는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출범한 이후 7월 본사와 인력을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메타의 인수 발표는 12월에 이뤄졌다. 

마누스 창업진은 미중 간의 긴장 고조와 중국의 기술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 속에서 회사 생존을 위해 싱가포르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결정은 메타의 마누스 인수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 나왔다. 마누스 경영진과 직원들은 이미 메타의 싱가포르 사무실에 합류했고 텐센트, 젠펀드 등 기존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금을 회수했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해당 거래가 관련 법규를 완전히 준수했다고 밝히며 적절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메타가 거래를 되돌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칭다오올브라이트로펌의 앤디 한 파트어는 인수 철회 과정이 지분 이전 무효화, 자금 반환, 코드·데이터·지식재산(IP) 삭제, 인력 철수 등을 포함할 수 있어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식 집약 산업에서는 엔지니어에게 이미 흡수된 정보나 실사 과정에서 이전된 내용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완전한 원상복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베칼테크놀로지스의 레일라 카와자 연구책임자는 "이번 결정은 상징적 의미가 크며 자본과 기술 이전이 이미 완료된 상황에서 거래를 되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메타에 대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주요 서비스는 이미 중국에서 금지돼 있다.

카와자는 "베이징이 행사할 수 있는 남은 영향력은 마누스 경영진의 해외 이동을 통제하거나 이들이 메타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하는 것 정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AI 창업자들에게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던 시점에 나와서 향후 중국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컨설팅업체 아시아그룹의 한선린 중국 담당 책임자는 "베이징은 중국의 AI 인재와 기술이 미국 기업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명확한 레드라인을 그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라이드앤코의 람젠광은 "싱가포르 법인을 두는 것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며 "사업이 여전히 중국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면 민감한 거래에서 중국은 이를 사실상 국내 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투자자들이 단순한 법적 이전이 아니라 IP 및 연구개발(R&D) 이전, 지배구조, 소유구조 투명성 등 실질적인 운영 분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은 "중국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미국 기술 기업들은 이제 해당 기업의 법적 소재지와 관계없이 NDRC의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를 실제 거래 리스크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례로 지난 2021년 중국 최대 차량호출 기업 디디글로벌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철회 명령이 있다. 디디는 이후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됐고 다른 거래소에 재상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해당 결정으로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이는 중국의 기술 및 투자 통제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양국 간 마찰과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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