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최후의 날의 ‘얼굴’... 2000년 만에 AI로 되살려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 유적에서 발굴된 희생자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디지털 초상이 공개됐다.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숨진 주민의 마지막 순간을 재현한 것으로, 고고학 연구에 AI 기술을 접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폼페이 유적 관리 당국은 27일(현지 시각)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사망한 남성의 모습을 AI로 복원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복원된 초상에는 한 남성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화산재와 파편을 피하기 위해 커다란 도자기 절구를 머리 위에 들고 도망치는 장면이 담겼다. 배경에는 불길에 휩싸인 베수비오 화산이 묘사돼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준다.

이번 복원은 폼페이 성벽 밖에서 발견된 유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남성의 유해 옆에는 도자기 절구가 발견됐는데, 연구진은 이 도구가 낙하하는 화산 파편을 막기 위한 ‘임시 방패’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발견된 유물로는 기름등잔과 작은 철제 반지, 청동 화폐 10개 등이 있으며, 이는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과 마지막 순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이 같은 모습은 로마 작가 플리니우스의 기록과도 부합한다. 그는 화산 폭발 당시 주민들이 머리 위로 물건을 올려 낙하물을 피하려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이틀간 이어진 재난 초기에 강한 화산재 낙하 속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폼페이는 18세기 재발견된 이후 화산재와 부석에 묻혀 있던 건물과 주민들의 흔적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유적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 디지털 복원 작업은 AI와 이미지 편집 기술을 활용해 골격과 고고학 데이터를 사람의 얼굴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폼페이 유적 관리 당국의 가브리엘 주크트리겔 관장은 성명을 통해 “고고학 데이터가 방대해진 지금, 이를 제대로 보존하고 활용하려면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AI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고전 연구의 새로운 전환을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AI 복원 작업은 폼페이 유적 관리 당국과 파도바대가 협력해 진행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고고학 연구를 일반 대중이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진은 “과학적 근거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이 더 생생하게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유적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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